맥주·막걸리에 위스키까지 인상..'소·맥' 한 병 5000원도 부족해지나

곽주현 2022. 1. 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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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로 식음료품 가격이 일제히 뛰는 가운데 술값도 종류를 가리지 않고 치솟고 있다.

가격 인상 압박을 버텨내고 있는 소주마저 오른다면 앞으로 식당에서 4,000원은커녕 병당 5,000원짜리 소주나 맥주를 만나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달 수입맥주 1위 하이네켄코리아는 하이네켄과 에델바이스 등에 적용하던 프로모션 가격을 '4캔 1만1,000원'으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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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 4캔 1만 원' 공식 깨져.. 탁주도↑
4월 주세 2.5% 오르면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
'최후의 보루' 소주 가격에 영향 줄 수도
지난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도매시장에서 한 상인이 주류 상자를 옮기고 있다. 뉴시스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로 식음료품 가격이 일제히 뛰는 가운데 술값도 종류를 가리지 않고 치솟고 있다. 가격 인상 압박을 버텨내고 있는 소주마저 오른다면 앞으로 식당에서 4,000원은커녕 병당 5,000원짜리 소주나 맥주를 만나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1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가격 인상을 공지한 주류 업체는 10여 개에 이른다. 범위는 맥주와 막걸리부터 위스키까지 다양하다. 여파는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맥주 4캔 1만 원' 공식 깨졌다...막걸리·위스키도 가격↑

10여 년간 '4캔=1만 원' 공식을 지키던 편의점 수입맥주. CU 제공

10여 년간 편의점과 마트에서 당연시됐던 '수입맥주 4캔 1만 원'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지난달 수입맥주 1위 하이네켄코리아는 하이네켄과 에델바이스 등에 적용하던 프로모션 가격을 '4캔 1만1,000원'으로 인상했다. 이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수입·판매하는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블랑1664 등이 같은 가격으로 올랐다. 내달부터는 칭따오도 행사 판매가가 조정될 예정이다.

수입맥주 가격 상승으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던 수제맥주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업계 1위 제주맥주는 내달부터 제품 6종 공급가를 10% 인상하고 프로모션가도 높이기로 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이를 '가격 정상화'로 설명한다. 2010년 등장한 '4캔 1만 원' 프로모션이 10년 넘게 유지되면서 맥주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감내했는데, 최근 맥아·홉 등 원재료에 알루미늄 캔 가격까지 전 세계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 릴레이가 계속돼 올해는 4캔 1만 원 행사가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술'로 통하는 막걸리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국순당이 쌀막걸리 공급가를 25% 인상한 데 이어 지평주조는 이달부터 지평 쌀막걸리 2종 편의점 판매가를 최고 21.1% 올렸다. 쌀 도매가가 1년 새 16% 가까이 오른 데다 각종 부자재 가격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위스키, 코냑, 보드카, 샴페인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이달 초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빔산토리 위스키 짐 빔 가격이 17% 인상된 데 이어, 루이13세나 레미마틴 X.O 등 고급 코냑 가격도 10% 인상됐다. 지난해 말엔 보드카 스미노프 레드 등도 가격을 5%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세 인상으로 맥주·막걸리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 소주에도 영향 있을까

지난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맥주를 고르는 소비자들. 연합뉴스

문제는 오는 4월부터 맥주와 탁주에 붙는 주세마저 오른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올해 맥주에 부과되는 세금은 기존 1L당 834.3원에서 855.2원으로 2.5% 오르고, 탁주도 2.4%가량 높아진다. 주세가 0.5% 오른 지난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맥주 가격을 1.36% 인상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인상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당 판매가는 5,000~6,000원 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주류가격 인상 분위기는 '최후의 보루' 소주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미 대선주조는 지난해 중순 대선소주와 시원소주 출고가를 최대 6%, 화요는 18%가량 인상했다. 물류와 원부자재 비용 등 가격 인상 요인은 충분한 상태인 만큼 소주 가격 인상은 대형 주류업체의 '결정'만 남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2019년 출고가가 6.5%, 7.2%씩 인상된 후 동결 상태다.

주류업계는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민에 빠졌다. 업계 '빅3' 모두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강화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어 '더 이상의 손해 감수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모두 오르고 있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인상분을 떠안고 갈지는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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