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지 말고 다녀오라 했는데 마지막일 줄이야"..애 타는 광주 아파트 붕괴 현장(종합)
지난 11일 외벽 붕괴 이후 본격적인 수색 들어가
폴리스 라인 등으로 접근 통제된 와중 인파 여전
"구조 진전 전혀 몰라..왜 알려주지 않냐" 토로해
학동 붕괴사건 유가족 현장 찾아 실종자 가족 위로
[광주=이데일리 권효중 정재훈 문승관 기자] “벌써 사고가 난 지 몇 시간이 지났는데 진행 상황, 현장에 구조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전혀 공유하지 않고 있어요. 살아 있더라도 구조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날씨면 사람이 어떻게 살 수 있겠어요.”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외벽 붕괴 사고가 난 지 이틀째인 12일 사고현장에서 만난 실종자 가족들은 지지부진한 수색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종자 자녀라고 밝힌 한 가족은 “사고 당일 오전까지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 다치지 말고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될 줄 몰랐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은 인파로 가득했다. 광주시의 사고수습본부 천막, 봉사활동 천막 등이 설치돼 있었고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은 무너진 외벽 건물 주변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에 실종자 가족 등 관계자들은 따로 마련된 천막에서 구조 진행 상황 등을 전달받기 위해 초조한 심정으로 대기 중이었다. 천막에서 오가는 이들은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 라인, 세워 둔 소방차 등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었다.
실종자 부인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눈물을 훔치면서 “벌써 해가 졌다. 실종 이틀째인데 광주시와 서구청, 소방본부 등으로부터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상황을 통보받지 못했다. 온종일 회의만 하고 있느냐. 사고 수습 진행상황을 제발 좀 말해달라. 우리가 당사자인데 진행상황을 뉴스로 보고 알아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리콘 작업을 하던 실종자 동료인 양모(57)씨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주말에도 바빠서 쉬지 못할 정도로 공사를 이어왔다”며 “실종자와 함께 다른 현장에서 일하다가 이곳으로 투입된 지 이틀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씨는 “유리를 끼우기 위해서는 실리콘 작업이 먼저인데, 유리를 빨리 끼워야 한다는 요청이 있어 다른 현장에서 투입됐다”며 “주말에도 작업이 이어진데다 사 현장 근처에 밀집한 상가로부터 현장 민원도 많이 받았다”고 공사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사고현장에는 7개월 전 발생한 학동 붕괴사건의 유가족들이 사고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
이날 사고본부는 5명씩 4개조로 편성해 구조대원 20명을 투입했다. 수색 구조견은 22층까지 올라 수색작업을 펼쳤다. 광주시와 경찰·소방당국이 이날 오전 11시20분쯤 구조견 6마리와 인원 6명을 사고현장에 투입하고 드론과 열 감지 카메라까지 투입해 4시간가량 실종자 흔적을 찾았으나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
당국 관계자는 “열화상카메라에 특이기온이 감지되지 않았고 수색 구조견도 실종자 흔적을 찾지 못했다”며 “사실상 생명감지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8층에서 34층 작업에 투입된 실종 작업자 6명은 사고와 함께 밑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파트 외부 바닥은 24층부터 39층에서 떨어진 붕괴 잔해로 가득 차 있어 추가 붕괴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당국은 구조망 설치 후 구조대원 투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추가 붕괴 위험으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권효중 (khji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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