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강남서 1등" 롯데百 설욕전 앞두고..댓글 집착 대표님 '구설'

박규준 기자 2022. 1. 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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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유통팔달 시간에는 업계 1위 롯데백화점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롯데 유통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실적이 안 좋다 보니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달 수장들을 대대적으로 교체했죠. 

그래서 처음으로 외부 출신 인사가 롯데백화점 수장으로 왔는데, 신세계 누르고 강남서 매출 1위 탈환하겠다며 설욕전을 예고했습니다. 

큰 싸움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때인데 내부에선 벌써부터 잡음이 새어 나옵니다. 

박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본점은 37년 간 국내 1등 점포였습니다. 

이 공고한 벽이 깨진 건 2017년도입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새 왕좌에 올랐고, 1등 자리를 벌써 5년째 지키고 있습니다. 

이후 롯데는 사드 사태 등을 겪으면서 유통 계열사들이 지독한 실적 부진에 시달렸죠. 

지난해 11월, 신동빈 회장이 유통 계열사 수장들을 대대적으로 교체한 것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백화점 구원투수로 등장한 사람이 바로 정준호 대표입니다. 

'강남 지역 1등'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는데, 논란도 있습니다. 

[앵커] 

우선 정준호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정 대표는 롯데 라이벌인 신세계그룹 출신입니다. 

신세계백화점으로 입사해 30년 간 해외 패션, 면세사업 등 굵직한 일을 맡아왔는데요. 

2019년부터 롯데 GFR 대표로 넘어왔고요. 지난해 11월 인사에선 롯데백화점 최초로 외부 출신 대표로 낙점됐습니다. 

[앵커] 

여러모로 책임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정준호 대표의 전략은 뭔가요? 

[기자] 

정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남긴 영상과 글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자유로운 조직문화'와 '업무 전문성'으로, 다시 도약하는 롯데백화점을 만들자는 겁니다. 

그가 밝힌 가장 구체적인 목표는 강남에서 1등 점포를 만드는 건데요. 

정 대표는 지난달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영상에서 "고급 소비의 중심인 강남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점포가 있어야 한다" "강남에서의 성공경험이 타 점포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소위 '강남 대전'에서 신세계를 꺾어 1등 백화점으로서 명예를 회복하고,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겁니다. 

[앵커] 

대표가 새로 바뀌면 자연스레 조직도 개편하는 게 수순이잖아요? 

최근 백화점 사내 조직을 재정비했다던데, 눈에 띄는 특징이 있습니까? 

[기자] 

네, 2019년에 도입했던 지역별 관리 조직을 없애고, 식품 부문을 대표 직속을 둔 게 가장 눈에 띕니다. 

특히 정 대표가 식품 쪽 관련해선 "식품 부문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절실하게 필요한 만큼 대표와 함께 추진력 있게 개선해 나가려는 의지로, 대표 직속으로 둔다"고 했거든요. 

대표가 직접 전담하는 만큼 롯데백화점 식품 부문의 변화가 앞으로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런데 정작 내부에선 정 대표에 대한 좀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고 하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정준호 대표는 이번 신년사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첫번째로 강조했는데, 이와는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직원들에게 댓글 쓰기를 종용하는 듯한 모습인데요. 

지난달 20일 사내 게시판엔 정 대표가 롯데백화점의 지향점을 설명한 '두유 노 주노?'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는데요.

그 다음날 아침 정 대표가 직접 "이런 영상에는 댓글이 1000개쯤 있으면 좋겠어요", "솔직한 생각, 감정을 긍정적 방식으로 적극 표시해요"라는 댓글을 썼습니다. 

같은 날 저녁엔 "현재 245, 일단 500 갑시다, 우리 그 정도 할 수 있잖아요"라고 썼습니다. 

[앵커] 

갈길 바쁜 롯데의 입장은 잘 알겠는데, 대표와 직원 간 온도차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내부 한 직원은 "대표가 처음부터 영상 올리면서 댓글 1000개를 목표치로 걸고 더 쓰자고 직원들을 종용한 것"이라면서 "댓글은 대부분 칭찬 일색"이라고 했습니다. 

댓글로라도 건설적인 토론을 벌일 분위기는 아니었나 봅니다. 

실제로 이 영상엔 정 대표가 제시한 대로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정 대표는 신년사와 조직개편 영상에서 모두에서, 1100여 개 댓글로 참여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습니다. 

변화를 앞둔 롯데가 수직적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데에는 정 대표나 직원들 모두 같은 생각일 텐데, 실제 변화로 이어지기까진 길이 멀어 보입니다. 

[앵커] 

어떻게든 주력인 유통업에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롯데 내부 분위기가 어떤지, 백화점 사업부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박규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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