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 참사 유가족 "참 나쁜 기업".. 현대산업개발에 쏟아지는 분노

김영헌 2022. 1.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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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학동 참사에 이어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까지 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2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6월 9일, 현대산업개발 공사 현장에서 '학동 참사'가 발생한 지 217일 만에 또다시 화정동 공사현장에서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될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며 "현대산업개발은 우리 시민들에게는 참 나쁜 기업입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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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학동 참사 이어 두 번째 대형사고
이용섭 시장 "사과문 1장이 전부" 비판
시민단체·정치권도 "철저 책임 물어야"
학동 참사 유가족들도 현장 찾아 '분통'
현대산업개발 유병규 대표이사 등 임직원들이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 부근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 학동 참사에 이어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까지 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2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6월 9일, 현대산업개발 공사 현장에서 '학동 참사'가 발생한 지 217일 만에 또다시 화정동 공사현장에서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될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며 “현대산업개발은 우리 시민들에게는 참 나쁜 기업입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12일 0시가 다 돼서야 대표이사가 광주에 도착했고, 이날 오전 10시 한 장짜리 사과문 발표가 전부였다”며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없는 건설 현장의 참사가 반복돼 시민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아야 하는지 분노스럽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 경찰청 등과 철저하게 사고 원인을 조사해 모든 법적, 행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 건설 현장의 안전불감증을 발본색원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광주 학동 참사 피해자 유가족도 이날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현장을 찾아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유가족 2명은 이날 오후 붕괴 현장을 찾아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찾아왔다”며 “희생당한 유가족으로서 얼마나 힘든 일을 겪고 사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동 참사 당시 우리가 현대산업개발의 모든 공사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이제야 그런 조치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현대산업개발과 여전히 합의를 못한 상태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혀 들어주지 않고 돈 몇 푼 받고 떨어지라는 식”이라며 “우리나라 법은 가진 자의 법 같다.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런 사고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부근에서 학동참사 피해자 유가족이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도 한목소리로 현대산업개발을 성토했다. 광주 학동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시민단체들이 결성한 ‘학동 참사 시민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 역시 안전은 도외시한 채 이윤만을 좇아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무리한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본질적으로 학동 참사가 되풀이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현대산업개발이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다가 사고를 낸 데에는 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던 경찰의 책임도 크다”며 “경찰은 이번에야말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 부실 수사의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학동 참사에 이은 두 번째 대형 사고 책임자”라며 “분명하고도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하며 피해 보상과 함께 법적 책임도 피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도 논평을 내고 “이번 사고는 매년 반복되고 있는 부실시공에 의한 건설사고이며, 지자체와 시공사의 관리 감독 소홀로 인한 전형적인 인재”라며 “해당 시공사는 공교롭게 지난해 학동 참사를 빚은 같은 회사로, 지자체는 철저히 붕괴 원인을 규명하고 감독을 소홀히 한 시공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의당 광주시당도 “현대산업개발은 학동 참사에 대해 사과만 했을 뿐, 지금까지 직접 책임이 없다고 부인해왔다”며 “제대로 된 반성과 책임을 지지 않고 참사가 단지 운이 없어서 발생한 사고로 치부한 결과가 이번 사고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1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현재 6명이 소재불명 상태이지만 구조물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수색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뉴시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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