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전 대통령 가족 잠적으로 전·현직 대통령 갈등설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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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벌어졌던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유혈 시위사태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현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진영 간 세력 다툼 과정에서 촉발됐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딸인 다리가 하원 의원이 의회 회의에 불참하면서 의혹을 키웠다.
일각에선 이번 시위 사태가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토카예프 대통령 세력과 기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세력 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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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연초부터 벌어졌던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유혈 시위사태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현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진영 간 세력 다툼 과정에서 촉발됐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딸인 다리가 하원 의원이 의회 회의에 불참하면서 의혹을 키웠다.
12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다리가 나자르바예바 하원 의원(58)은 전날과 이날 연이틀 하원(마쥘리스) 총회에 불참했다고 하원이 밝혔다.
다리가 의원 측은 와병을 이유로 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규모 소요 사태 와중에 새해 들어 처음으로 열린 중요한 하원 회의에 다리가 의원이 불참하면서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리가 의원은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세 딸 중 장녀로 2000년대 중반부터 하원의원을 거쳐 2016~2020년 상원의원을 역임했으며 부친이 2019년 3월 대통령직을 자진 사임한 직후 상원 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러다 2020년 5월 토카예프 신임 대통령이 그녀의 상원 의원직 중단 명령에 서명함으로써 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지난해 1월 총선을 통해 하원 의원으로 복귀했다.
다리가는 한때 사임한 부친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으나 부친 사임 후 2019년 6월 실시된 조기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부'(國父) 지위를 누리는 초대 대통령의 장녀라는 후광을 업고 토카예프 대통령 진영과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현지 언론매체들은 유혈 시위 사태가 심각하던 지난 7일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해외로 도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뒤이어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측이 이 같은 보도를 반박하면서 그가 수도 누르술탄에 머물고 있고 시위 사태와 관련해 토카예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긴 했지만 나자르바예프 가족들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일 내각 총사퇴안을 수리하면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을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직에서 해임하고 직접 의장을 맡는다고 밝힌 바 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2019년 대통령직에서 자진 사임했지만, 이후에도 NSC 의장직을 유지하고 국부 지위를 누리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곧이어 6일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위원장을 맡고 있던 카림 막시모프가 해임돼 국가반역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그는 이번 시위 사태와 관련돼 있다는 의심을 받았다.
일각에선 이번 시위 사태가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토카예프 대통령 세력과 기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세력 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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