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안에 아빠 있는데, 기다리라뇨"..광주 실종자 가족들 속이 타들어간다
2차 붕괴 위험에 구조 차질
크레인 15일 부분 해체할듯
실종자 가족 텐트치고 대기
"진행 상황 알려달라" 분통
6명의 실종자가 발생했지만 붕괴 위험이 크다 보니 본격적인 구조작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 시작도 거의 하루가 걸렸는데 정작 확인해야 할 곳은 들어가지도 못하니…"라며 구조작업이 늦어지자 발만 동동거렸다.
고민자 광주소방본부장은 이날 현장에서 구조작업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고 본부장은 "타워크레인 거치대 4개가 이탈해 전도 위험이 크다.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구조대원을 투입해 인명 수색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종자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사고 현장에서 위치 추적을 하긴 하지만 명확한 위치는 나오지 않는다. 현재 타워크레인이 붕괴되면 어느 쪽으로 기울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광주소방본부는 이날 지하 4층부터 지상 38층까지 인명구조견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수색견이 건물 특정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맴도는 특이 반응을 보였으나,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 구조대원을 투입하지는 못했다.
사고 현장의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현장 앞에 자리를 잡고서도 수색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지 못해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사고 현장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 왼편으로 천막이 길게 늘어섰다.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 거처와 자원봉사자들이 머무는 자리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상황을 제대로 전달받지도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날 실리콘 작업을 하다 실종된 설동주 씨(59)의 처조카 박현우 씨(35)는 "제일 먼저 상황을 알아야 할 가족들이 패싱당하고 있다"며 "가족들은 여기 가만히 서서 기다리기만 하라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는 사고 직후부터 설씨의 부인과 두 딸 등 일가족과 현장에 도착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수색이 시작될 것으로 사전에 공지를 받았음에도 수색 절차가 늦어지는 데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박씨는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서 구조견과 열화상카메라로만 탐지를 하는 거라면 일단 그대로 상황을 설명해줘야 한다"며 "시간이 계속 지체되니 다른 수색 방법을 마련하든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 현장을 찾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이 같은 항의를 받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안 장관에게 "우리는 지금 상황이 어떤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는데 왜 알려주지 않느냐"며 "실종된 지 23시간이 지났는데 여태 뭘 했느냐"고 항의했다. 안 장관은 "광주시, 경찰과 얘기해 보겠다"며 "최대한 빨리 (수색 상황을) 알려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A씨(49)를 입건했다. 사고 원인도 '부실 시공'에 맞춰지고 있다. 한 철골업체 대표는 "140m에 달하는 타워크레인 지지대와 인부·소형 자재 등을 실어나르는 호이스트(Hoist)가 모두 한쪽 면에 설치돼 하중이 몰린 게 사고 원인이 됐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 한상헌 기자 / 박홍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속보]심상정, 돌연 모든 일정 중단…"현 상황 심각하게 받아들여"
- 北 "1000㎞" 韓 "700㎞"…미사일 막판 `변칙기동` 놓친듯
- `오스템 횡령` 마지막 금괴 100개 찾았다
- "차선 양보해줬더니 돌아오는 건 `손가락 욕`과 욕설"…자주색 모닝 찾습니다
- "혁명기인 1791년 이래 처음"…231년 만에 근친상간 불법화 추진하는 이 나라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세븐·이마트24
- 유재환, 코인으로 10억 손실…“피해자들 희롱으로 소통 어려워”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