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단일화..2012년 철수, 2021년 패배, 2022년의 선택은?

장나래 2022. 1. 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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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 선을 그으며 완주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선거 막판 단일화 여지를 남기는 미묘한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2012년 대선 직전 단일화 협상에 실패해 후보직을 사퇴하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땐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했던 그가 이번엔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완주’ 강조하지만 주변에선 여지 남겨

안 후보는 12일 인천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강연회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해 “누가 더 확장성이 있고 정권교체가 가능한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거듭 완주 의사를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윤 후보의 반등세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제가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이를 실행할 정책 우리나라를 둘러싼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대민 생존전략을 말씀드리고 국민께 진심을 전하는 일에 충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안 후보의 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티비에스>(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 절대다수가 (단일화를) 원한다면 그때 가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후보 입장에서도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 단일화를 먼저 거론할 필요는 없지만, 선거 막판 다자구도로 표가 분산돼 정권 교체를 위한 단일화 압박이 커지면 이를 거스르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와이티엔> 조사(1월10~11일)를 보면, 안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면 42.3%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3.2%)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가 단일후보일 경우엔 윤 후보 43.6%, 이 후보 38.6%였다. 단일화 적합도 조사에서는 안 후보 39.6%, 윤 후보 35.6%로 접전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대선이 한 달 앞으로 가시권에 접어드는 설 연휴 전후의 지지율이 단일화 협상의 주도권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15%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안 후보로서는 추가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의힘은 “대안 없는 양비론을 하면 결국 지지율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준석 대표), “내부 총질로 실망한 분들이 비가 올 때 잠시 나무 비 피하고 있는 지지율”(김재원 최고위원)이라며 안 후보의 상승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단일화 경선하려면 지지율 엇비슷해야…공동정부론도 ‘솔솔’

안 후보가 완주 의지를 거듭 강조하는 데는 그동안 따라붙은 ‘철수 정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첫 대선 출마였던 2012년 12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에 나섰지만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싼 극한 갈등 끝에 협상 결렬과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결과적으로는 문재인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게 됐지만 시너지 효과가 없었던 ‘실패’ 사례였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철수 정치’라는 이미지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중도에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또 철수한다면 당의 존립 근거마저 사라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단일화 논의가 잘되지 않을 경우 완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안 후보는 처음으로 단일화 경선을 치렀다. 안 후보의 여론 지지율이 높으니 ‘해볼 만하다’는 판단에서 성사된 대결이었지만 승자는 제1야당의 오세훈 후보였다. 여론조사 경선에서 엄청난 조직을 보유한 거대정당 후보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 결과였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멈추고 윤 후보에게 열세를 보일 경우, 과거 디제이피(DJP) 연합식의 권력분점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여론조사로 하는 방식의 단일화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비슷한 상황에서나 가능하다”며 “디제이피 모델이 거론되는 이유는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에 있다”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후보 단일화는 제3당 후보가 더 앞서갈 때 1당이나 2당에서 꺼낼 수밖에 없는데,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넘어서기 힘든 구조적 상황에서 여론조사로 인한 단일화는 쉽지 않다”며 “안 후보의 철수나 완주 모두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공동정부론이 오히려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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