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부실 감사 의혹 인덕회계법인, 금감원 감리 가능성도 나와

장윤서 기자 입력 2022. 1. 12. 17:32 수정 2022. 1. 1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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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12일 회삿돈 2215억 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2215억원 규모 횡령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대해 특이점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인덕회계법인 재무제표 작성·공시 작성에 문제가 없는지 파악 중이다.

1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스템임플란트와 지정 감사법인이었던 인덕회계법인의 지난해 3분기 재무제표 허위 제출 의혹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금감원은 회계조사 및 감리 절차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인덕회계법인은 2016년부터 자유수임 계약으로 오스템임플란트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가 지난 2020년 삼덕회계법인으로 감사인을 바꾼다. 이후 다시 지난해부터 인덕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겼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해 11월 15일 3분기 재무제표를 올렸다. 당시 3분기보고서에는 인덕회계법인 대표이사의 검토보고서가 함께 첨부돼 있다.

분기보고서 검토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수행되는 감사보다는 범위가 제한적이다. 이 분기보고서에는 내부통제에 관한 사항에 “(오스템임플란트) 당사는 주식회사 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운영중에 있으며 직전 회계연도에 대한 감사의 감사보고서상 내부통제에 이상이 없었다”면서 “당해년도 내부통제에 대한 감사는 수행 전이며, 사업년도 종료 후 사업보고서를 통해 내부통제 감사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회계감사인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의견, 중대한 취약점 및 개선대책’ 항목에서는 ‘해당사항 없음’이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문제는 이 시점이 이번 자금담당 이씨의 1880억원 횡령이 발생한 시점이라는 데 있다. 회사 자체 통제 허점을 걸러내는 것은 전문 외부 감사인의 역할 중 하나다. 인덕회계법인이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부실 감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의 외부 감사를 맡았던 인덕회계법인이 횡령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인지, 횡령 사실을 파악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수사당국의 몫이다.

하지만 통상 회계법인들이 연말에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에 집중하는 게 관례가 되면서 3분기에 내부회계관리 공백이 생겼을 수도 있다. 연중 내내 외부감사인이 내부시스템을 감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횡령 직원 이씨가 3분기 결산 후 3개월간의 ‘감사 공백’을 노렸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인덕회계법인은 “현재 아무런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보고서

이씨는 이 자금으로 지난해 10월 2215억원을 횡령해 코스닥 반도체 장비 업체 동진쎄미켐(005290) 주식 1430억원어치 샀다가 매입금액보다 낮은 금액에 팔아 손해를 봤다. 이씨는 주소지가 경기 파주시라서 증권가에서 ‘파주 수퍼 개미’로 알려진 바 있다.

금감원도 오스템임플란트 재무제표 모니터링을 통해 감사 상 문제가 없었는지를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5일 정은보 금감원장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과 관련한 질의에 “현재 사법당국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면밀히 모니터링한 뒤 혹시 금감원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필요한 시기에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수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실관계나 법리적 측면에서도 분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직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선제적으로 말씀드리지 못한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횡령을 한 이씨가 허위 잔액증명서를 작성하고 금감원 제출 공문서를 위조했을 가능성도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재무제표를 검토한 회계법인이 회사에 제대로 자료를 징구하고 비교대조를 면밀히 했는지 여부, 회사측의 허위공시 가능성 여부 등을 조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내부회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경우 인덕회계법인의 상장사 감사인 등록 취소를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회계업계는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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