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초음속미사일, 동북아 군비경쟁 '게임체인저' 우려

장용석 기자 2022. 1. 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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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는 이미 실전배치.. 美는 내년까지 개발 완료 목표
日 2030년 목표 '요격용 극초음속' 개발 중..속도 빨라질 듯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동북아시아 역내 국가들 간의 군비경쟁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작년 1월 김정은 총비서 주재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당시 수립한 '국방과학발전·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북한은 작년 9월엔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탑재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을 처음 시험 발사했고, 올 들어선 이달 5일과 11일 등 2차례에 걸쳐 '화성-8형'과 달리 원추형의 활공형 탄두가 탑재된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은 특히 11일 실시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선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의 뛰어난 기동능력이 뚜렷이 확증됐다"며 "극초음속 무기 개발 부문에서 대성공을 이룩했다"고 주장했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마하5(초속 약 1.7㎞) 이상의 속도로 날면서 초저공비행과 궤도 수정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탄도미사일에 특화된 기존 미사일방어체계로는 탐지·요격하기가 어렵다.

미군의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 상상도 (록히드마틴) © 뉴스1

대다수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가 11일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참관했다는 데 주목, "북한이 목표로 한 극초음속미사일 기술 수준이 상당 부분 실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화성-8형'을 포함해 그간 북한이 시험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의 추진체는 '3·18혁명엔진'을 사용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KN-17)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화성-12형'의 최대 사거리가 450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북한 극초음속미사일이 최종 완성될 경우 탄두부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무거운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2000~3000㎞ 이상의 비행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11일 발사에서 기록했다는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거리 1000㎞는 그야 말로 '시험' 수준이란 얘기다. 그러나 사거리 1000㎞만 되더라도 한반도 전역은 물론 동해에 인접한 주일미군기지 등도 모두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북한이 앞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엔진 추진체를 개발해 극초음속미사일에 적용한다면 주변국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러시아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 '지르콘' 시험발사 © AFP=뉴스1

한반도 주변국들 가운데 극초음속무기 개발의 선두주자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최대속도가 마하20(초속 6.8㎞)을 웃도는 HGV 미사일 '아방가르드'를 2019년에 이미 실전배치했다. 러시아는 이외에도 공대지·공대함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 '킨잘'(속도 마하10·사거리 2000~3000㎞)을 운용 중이며, 내년까지 대함용 HCM '지르콘' 개발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도 최대속도 마하10 수준의 지대공 HGV 미사일 '둥펑(DF)-17'을 2019년 실전배치했다. 2017년 DF-17 시험발사 때의 사거리는 1400㎞ 수준이었으나, 미 CSIS는 그 최대 사거리가 250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화성-8형'이 중국의 '둥펑-17'을 모방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이외에도 HGV '싱쿵-2'와 HCM 추정 '둥펑-100' 등을 개발 중이며, 작년엔 지구 저궤도(고도 150~200㎞)를 도는 위성체에서 HGV형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른바 '극초음속 궤도 무기' 시험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등 각국에 충격을 안겼다.

미국은 극초음속무기 개발 경쟁에서 중국·러시아에 비해 '후발주자'란 평을 듣고 있지만, 지난 2020년부터 매년 20억달러(약 2조3800억원) 이상의 국방예산을 이 분야에 쏟아 붓고 있어 조만간 그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극초음속미사일 '둥펑(DF)-17' © AFP=뉴스1

미국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AGM-183A '애로'(ARRW)와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 등 2종류의 HGV 미사일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일본도 2030년 설계완료를 목표로 요격용 HCM을 개발 중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일 양국은 지난 7일 화상으로 열린 미일안보협의회(외교·국방장관회담)를 통해 "극초음속 기술에 대항하기 위한 미래 협력에 초점을 맞춘 공동분석을 실시한다"는 데 합의하고 관련 연구·개발을 위한 협정도 체결하는 등 사실상 공동 대응전선을 구축했다.

이들 국가 외에도 인도·호주·프랑스·독일 등이 저마다 극초음속무기 개발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2020년대 후반~2030년대 초반 전력화를 목표로 국방과학연구소(ADD)를 통해 HGV·HCM 관련 기술들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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