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채 발견된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경찰은 "부검 예정"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 제보한 이모씨(55)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방침이다.
1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씨는 전날 오후 8시35분쯤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가족은 지난 8일부터 연락이 두절되자 112에 신고한 뒤 이씨의 지인을 통해 모텔 측에 객실 확인을 요청했다.
모텔 종업원은 객실을 방문했으나 인기척이 없자 비상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에 누운 채 사망한 이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창원에 살며 시민단체 활동 등을 이유로 서울을 오갔던 이씨는 약 3달 전부터 이 모텔에 투숙하고 있었다고 한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시신에서 사인을 가늠할 만한 특별한 단서는 없었다고 밝혔다. 외부 침입 흔적이나 극단적 선택에 쓰이는 도구도 발견되지 않았고, 유서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해 사망 경위 등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부검은 이르면 내일 오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2018년 이 후보가 본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인 A변호사에게 수임료 명목으로 현금 3억원과 상장사 주식 20억원어치를 줬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친문 성향 시민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에 제공한 인물이다. 이 단체는 검찰에 이 후보를 고발했고, 수원지검에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지인들은 이씨가 연락 두절 전까지 별다른 징후가 없이 평소와 같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고인과 친분이 있던 이민석 변호사는 “지난 2일 마지막으로 만났는데 힘들어 한 정황은 전혀 없었다”며 “특별히 이야기를 들은 바도 없다”고 했다. 평소 페이스북을 활발히 이용해 온 이씨는 지난해 말 페이스북 계정에 “이생은 비록 망했지만 딸과 아들이 결혼하는 것을 볼 때까지는 절대로 극단적 선택을 할 생각이 없다”고 쓰기도 했다.
이씨 유족 측 관계자는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로서 여당 측으로부터 고소·고발 등 다양한 압력을 받던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며 “지병이나 생활고 비관 등 추측성 보도가 난무하지만 (이씨는) 건강상의 문제도 없었고 정기적 수입도 있었다. 정확한 사인이 규명이 안 됐기에 과도한 추측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대통령실 옆 예식장, 경호·보안 이유 옥외주차장 일방 폐쇄···예비 부부들 ‘황당’
- 김건희 여사의 화려한 부활 [김민아 칼럼]
- 유영재, 선우은숙 언니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피해사실 알고 혼절”
- 대통령이 유도한 거절? 한동훈의 헤어질 결심?…‘한 전 위원장, 대통령 오찬 거절’ 해석 분분
- 민주당 친명 의원들 ‘주호영 총리설’에 호평···박영선엔 “영 아냐”
- ‘대학생 무상 등록금’, 전국 지자체 확산…“포퓰리즘 넘어 국가 차원 논의돼야”
- “불법 웹툰 안 봤다니까요” 들려온 이 말 의심한 시민…7000만원 피해 막았다
- 현대차, 차량 내부 20℃ 이상 낮춰주는 틴팅필름 개발…‘뙤약볕’ 파키스탄서 실증
- “우린 무능한 조폭, 저들은 유능한 양아치”···국민의힘 낙선자 등 ‘세력화’
- 어린이집 교사에 ‘인분 기저귀’ 던진 학부모…징역형 집행유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