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1인자, 더 잘 할 수 있나..고영표 "이닝 욕심만 좀 더 내보겠습니다" [스경x인터뷰]
[스포츠경향]
고영표(31·KT)는 지난해 선발 투수로서 새 인생을 열었다. 공익근무로 2년 공백 뒤 복귀한 첫 시즌, 26경기에 등판해 11승6패 평균자책은 2.92로 리그 3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21차례(1위) 기록했다. MVP 아리엘 미란다(두산),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선발 투수로 올라섰다. 누구도 기대치 못했던 모습으로 시즌을 채우며 KT 첫 우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2022년을 준비하는 고영표는 목표점을 제대로 잡고자 준비하고 있다. 첫술에 배가 불러버린 것만 같은 지난 시즌, 올해는 더 욕심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욕심내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것은 욕심이라 생각한다. 퀄리티스타트를 더 많이 하기도 바라지 않고, 평균자책도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낮아지면 좋겠지만 그런 생각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 같다”며 “그래도 욕심나는 것은 이닝이다. 선발로 170이닝 이상은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지난해 26경기에 나가 166.2이닝을 던졌다. 중간계투로 한 번 나간 경기를 제외하면 선발로는 25경기에서 163.2이닝을 던졌다.
KT는 보통 투수들보다 하루 덜 쉬고 던지는 것을 선호하는 데스파이네를 충분히 활용한다. 특히 한여름에는 데스파이네를 일정하게 투입하면서 국내 투수들을 돌아가며 쉬게 한다. 풀타임 시즌을 위한 체력 안배를 위해서다. 장마철 일정까지 더해지면 다른 선발들의 등판 횟수는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올해도 데스파이네가 건재하는 한 KT의 로테이션 시스템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나갈 때마다 더 오래, 효율적으로 버텨야 이닝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고영표는 “26~27경기 정도 나가서 170이닝을 선발로 던져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내가 계속 잘 던져야 가능하다. 결국 최소한 퀄리티스타트를 꾸준히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횟수보다는 더 질 좋은 퀄리티스타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영표가 지난해 기록한 21번의 QS중 QS+(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10차례였다. 미란다(12회)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선발로 나갈 때마다 평균 6.2이닝씩 던지며 2.12자책점을 기록했다. 매우 빼어난 성적이지만 3자책점을 주면서 기록한 QS가 많았다. 고영표는 “역시 좋은 투수로 가기 위해서는 QS도 중요하지만 그걸 몇 실점 하면서 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지난해에는 줄 것은 주자는 마인드로 던졌지만 올해는 나갈 때마다 실점을 최소화해 더 오래 던지고 싶다”며 “일관된 제구력과 커맨드가 중요할 것 같다. 스트라이크존이 달라진다고 하니 올해는 더욱 구속이나 구종 추가보다 섬세한 커맨드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해 캠프에서 집중해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귀 준비하며 꾸준히 혼자 트레이닝 하고 아껴뒀던 휴가를 몰아쓰며 익산 2군 훈련에 일찍 합류했던 지난 겨울처럼, 고영표는 이번 겨울도 12월부터 계획을 세워 훈련 중이다. 선발로서 한 시즌을 꽉 채우며 대성공 한 지난해는 고영표가 선발로서 새로 태어난 시즌이다. 그 시즌2를 준비하는 고영표는 “지난 시즌 운도 좋았고 배운 것이 정말 많았다. 무리하게 욕심내서 역효과 나지 않도록 올해도 캠프 준비부터 착실히 잘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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