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카뱅에 금융대장 탈환한 KB금융..'초격차' 가능할까

김정현 입력 2022. 1. 12. 17:07 수정 2022. 1. 1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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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KB금융 3% 올라 시총 25.7조..8000억원 확대
신뢰 잃은 카뱅 추락에 KB 1·2위 격차..타 금융주도 강세
올해 유지 가능할지는 '미지수' 분석.."호재 이미 반영"
디지털 목표 내세운 4대은행, 실현 가능성에 달렸단 분석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줄곧 금융주 1위를 달리던 카카오뱅크가 최근 맥을 못 추면서 KB금융이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처음으로 ‘금융 대장주’ 자리를 탈환한 가운데, 올해 전통 금융지주들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금리인상기를 맞아 금융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데다 4대 금융지주가 일제히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기대감이 들있지만, 실제 주가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날 대비 3.17% 상승한 6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4조9485억원에서 25조7385억원으로 8000억원가량 뛰어올랐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각각 1.92%, 2.41% 상승했다. 시총은 각각 20조1474억원에서 20조5348억원으로, 10조5933억원에서 10조8481억원으로 늘었다.

(자료=한국거래소)
기존 금융주가 승승장구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맥을 같이 한다. 금리상승기에는 은행 대출이자가 예금이자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투자자들이 이를 주가에 선반영했다는 것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변동금리 대출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어 NIM 확대에 따른 수익이 막대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이 취급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대출 비율을 82.3%로 집계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신한은행(78%), 하나은행(75%), 우리은행(69%), 국민은행(46%) 등 4대 은행 역시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NIM 상승이 핵심이익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강한 실적호조를 예상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이날도 0.10% 하락한 4만9300원으로 마감했다. 시총은 전날 23조4491억원에서 23조425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카카오뱅크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몸에 받고 상장 당일부터 금융 대장주 자리에 올랐지만, 점차 주가가 하락해 상장 6개월 만인 지난 11일 KB금융에 뒤쳐졌고, 이날은 그 격차를 벌렸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스톡옵션 매도)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카카오그룹 금융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다. 카카오 신임 대표로 선임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먹튀 논란에 사과하며 자진 사퇴를 결정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가 곧바로 회복되지 않은 것이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대감이 애초 과하게 높았다는 지적도 있다. 기대감이 희석되며 금융주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시중의 한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본질적으로 은행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시중 금융주 대비 주가가 과도하다”면서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차별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케이뱅크가 이르면 올해 상장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카오뱅크 투자자들이 케이뱅크로 일부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카카오뱅크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 금융지주들의 강세와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 업체의 하락이 감지되고 있지만, 올해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금융지주에 대한 긍정평가 요인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 때문이다. 지난해 4대 은행의 사상 최대 실적전망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어서 주가 변동에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4대 금융지주가 일제히 디지털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는 점은 기대를 걸어볼 만한 요인이다. 아직 디지털 전환이 어떻게 은행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지 시장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시중은행이 카카오뱅크만큼 온라인 시스템을 편하게 만들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며 디지털 분야에서 개선할 공간이 있다고 봤다.

김정현 (think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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