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 갑질' 조현민, 전무 복귀 3년도 안 돼 사장으로 '고속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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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총수 일가 3세인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4월 이른바 '물컵 갑질'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 부사장은 2019년 6월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복귀한 뒤 3년도 채 되지 않아 사장 자리에까지 올라섰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조현민 ㈜한진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진은 조 사장 승진과 함께 노삼석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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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컵 갑질'로 경영 떠났지만, 1년 뒤 복귀
전문가들 "꼼수 승진, 족벌 경영 민낯" 비판
한진그룹 총수 일가 3세인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4월 이른바 ‘물컵 갑질’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 부사장은 2019년 6월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복귀한 뒤 3년도 채 되지 않아 사장 자리에까지 올라섰다. 기업 가치를 훼손한 재벌 총수 일가가 아무렇지 않게 경영에 복귀해 고속 승진하는 식의 관행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진그룹은 12일 지주회사 및 그룹 계열사에 대한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조현민 ㈜한진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20년 12월 한진칼 전무에서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1년 만이다. 한진그룹은 조 부사장에 대해 “물류사업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하고 업계 최초로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조 부사장은 지난 2018년 3월, 한 광고업체 직원이 회의 도중 자신의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물컵을 던지는 등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을 일으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조 부사장(당시 대한항공 전무)을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켰다. 그러나 1년 2개월만인 2019년 6월 한진칼 전무로 복귀했다. 부친인 조 전 회장이 별세한 뒤라, ‘셀프 복귀’란 지적도 나왔다. 당시 한진그룹은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경영 복귀에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고 했으나, 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고 기업 가치를 훼손한 것을 고려하면 경영 복귀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지배구조 개혁 전문가들은 조 부사장의 승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영 복귀에 불법적인 요소가 없다고 하더라도, 한때 기업 가치를 훼손했던 사람이 그룹총수 일가란 이유만으로 ‘고속승진’하는 관행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사장은 책임의 무게가 더 큰 법인데, 그룹 일가란 이유로 경영능력을 입증하지 않고 승진시키는 관행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경영학)는 “(이번 승진은) 대선을 앞두고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진행된 ‘꼼수’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재벌가라고 해도 경영진에 대해선 검증하는 체계를 구성해달라고 지금껏 요구해왔는데, 한진그룹은 조금도 대안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도 “경영 복귀에 불법적인 요소가 없다고 해도, 이번 승진은 ‘족벌 경영’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류경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해 지주사인 한진칼 사장으로 임명했다. 또 이승범 대한항공 부사장을 한국공항 사장으로, 박병률 대한항공 상무를 진에어 전무로, 권오준 대한항공 상무를 정석기업 전무로 각각 승진 임명했다. ㈜한진은 조 사장 승진과 함께 노삼석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한진은 기존 노 사장과 류경표 사장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노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된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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