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 횡령 직원 부친, 타살 혐의점 없다"..유서에 사건 언급 없어

국과수 부검 1차 소견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아무개씨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의 아버지인 이아무개(69)씨에 대한 주검 부검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경기도 파주경찰서는 지난 11일 숨진 이씨의 주검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목맴에 의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약독물 반응 검사 등 정밀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2∼3주가 더 걸린다.

이씨는 지난 11일 오전 7시께 “유서를 남기고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뒤 약 10시간 만에 파주시의 한 공터에 세워진 차 운전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이날 오전 범죄 수익 은닉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기로 돼 있었다.

경찰은 숨진 이씨가 발견된 현장 상태 등을 근거로 범죄 피해 가능성은 적고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혀내기 위해 주검 부검을 의뢰했다.

한편, 그가 남긴 에이(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잘 있으라고 하는 내용이 적혀 있으며, 횡령 사건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를 확인했으나 유족들이 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원본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다.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씨의 사망 전날인 지난 10일 그의 주거지에서 1㎏짜리 금괴 254개를 압수해,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인 아들(45)이 횡령한 돈으로 사들인 금괴 851개 중 751개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어 아들 이씨의 여동생 주거지에서 금괴 약 100개를 찾아냈다. 이씨는 이날 오전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나머지 금괴의 소재를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