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이어 둘째도..갓난아기 조리원에 맡기고 이사간 부모 구속기소

허호준 입력 2022. 1. 12. 16:56 수정 2022. 1. 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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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잠시 맡아주면 잠깐 집에 가서 짐 정리하고 올게요."

지난해 3월7일 저녁, 제주시내 한 산후조리원에 생후 사흘 된 갓난아기를 맡긴 산모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들은 갓 태어난 아기를 제주시내 산후조리원에 맡긴 뒤 수도권으로 주거지를 옮기고 연락을 끊어 8개월 동안 유기·방임한 혐의다.

검찰은 또 제주대학교 한 교수로부터 아기 이름을 작명한 뒤 아기 부모와 상의해 이름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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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검, 출생신고·작명 등 지원
건강상황 등 좋지 않아 지원 절실
제주지방검찰청.

“아기를 잠시 맡아주면 잠깐 집에 가서 짐 정리하고 올게요.”

지난해 3월7일 저녁, 제주시내 한 산후조리원에 생후 사흘 된 갓난아기를 맡긴 산모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분윳값 30만원을 입금한 산모는 더는 조리원을 찾지 않았다.

조리원 쪽은 산모에게 “아기 얼굴 보고 싶지 않으냐”며 여러차례 전화했으나 그때마다 여러 이유를 들어 피했다고 한다. 한 달 넘게 엄마 없이 신생아를 돌봐오던 조리원 쪽은 4월 하순 경찰에 신고했다.

제주지검은 생후 3일 된 신생아를 산후조리원에 놔둔 채 8개월 동안 잠적했던 엄마 ㄱ(36)씨와 아빠 ㄴ(34)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갓 태어난 아기를 제주시내 산후조리원에 맡긴 뒤 수도권으로 주거지를 옮기고 연락을 끊어 8개월 동안 유기·방임한 혐의다. 이들은 2년여 전 첫째 아이를 낳은 뒤에도 방치·방임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는데, 이번에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며 구속기소됐다.

태어난 지 사흘밖에 지나지 않은 아이는 이름도 없고, 출생신고도 되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직접 이 아기를 양육하는 영아원을 찾아 아기의 건강상태와 양육상황 등을 확인했다. 영아원 쪽은 아기가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아 건강검진이나 아동수당 등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전했다.

검찰은 제주지방변호사회(회장 나인수)와 함께 아기의 부모 동의를 받아 출생신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했다. 이에 한 변호사가 무료로 법률 지원에 나섰다. 변호사는 아기 엄마를 대리해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지난 7일 가사소송을 제기했다. 친자확인 등 절차가 마무리되면, 아기의 출생신고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제주대학교 한 교수로부터 아기 이름을 작명한 뒤 아기 부모와 상의해 이름을 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 아동이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점을 고려해 출생신고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가사소송, 작명 등을 도왔다”며 “피해 아동을 위해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경제적 지원을 비롯한 피해자 지원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살인 이들 부부의 첫째 아이는 아이들 할머니가 키우고 있지만, 둘째 아이까지는 양육할 형편이 안 된다고 밝혀 생후 10개월 된 둘째 아이는 현재 영아원에서 지내고 있는데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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