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 참사 희생자 유족들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찾아.."희생자 나오지 않았으면"
[경향신문]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건물 붕괴 참사 유족 2명이 12일 오후 서구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현장을 찾아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이들은 멀리서 사고 현장을 지켜보며 7개월 전 사고를 회상하듯 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유족은 사고 현장이 처참하다는 듯 고개를 돌리며 눈을 감기도 했다.
지난해 6월 9명이 숨진 학동 건물 붕괴 참사를 초래한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 11일 외벽 건물 붕괴로 6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도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았다.
이들은 “희생자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곳에 왔다.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잘 안다”며 “7개월 전 발생한 사고가 마치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며 울먹였다.
이어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같은 업체가 또 사고를 냈다”며 “선진국에서는 이런 사고가 나면 수천억대의 벌금을 내기 때문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허술하게 공사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이득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학동 참사 당시 우리가 현대산업개발의 모든 공사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이제야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학동 참사 희생자인 김명우군과 김은순씨의 유족이라고 소개했다. 유족들은 현장을 잠시 둘러본 뒤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앞서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사업 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졌다. 붕괴된 건물이 버스정류장에 들어서던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이삭·박용근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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