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 못살아..다시 지어라" 격앙된 여론에 건설업계 초긴장

양지윤 기자 2022. 1. 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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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대형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건설 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사고가 난 지 7개월 만에 같은 시공사에서 재차 사고가 발생한 것은 회사의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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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시행 코앞서 붕괴사고]
재해 막기 총력전 불구 또 참사
HDC "책임 통감" 사과문 발표
광주시는 HDC 全공사 중단 조치
재건축단지선 "시공사 교체 논의"
업계 "명예회복 힘들어져" 당혹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구조물 붕괴 이틀째를 맞은 12일 수색견이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탐색에 투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중대재해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대형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건설 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안전 관련 조직 강화 등 법 시행에 대비해오던 건설사들은 이번 사고로 “명예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사과문을 발표하고 정부가 사고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등에 착수한 가운데 시민들은 “아이파크 아파트에서 살기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유병규 대표이사 등 임직원들이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현장 부근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은 광주 소방청 사고대책본부 인근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실종자분들과 가족분들, 광주 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사고가 난 지 7개월 만에 같은 시공사에서 재차 사고가 발생한 것은 회사의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이란 지적이다. 당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현장을 찾아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약속했고 이후 작업중지권 적극 사용, 스마트안전보건시스템 도입 등 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내놨지만 이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대재해법 시행 보름을 앞두고 사고가 발생한 만큼 건설 업계의 부담도 커졌다. 인명 사고가 다수 발생하는 건설 현장의 특성상 ‘중대재해법 처벌 1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건설 업계는 안전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A 건설사 임원은 “그렇지 않아도 건설 업계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하면서 업계의 명예를 회복할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B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건설 과정을 최대한 매뉴얼화한다고 하지만 각 공정별로 위험도가 다르고 변수가 많아 아무리 조심해도 불가피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7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의 대형 사고가 발생한 만큼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도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단지도 나왔다. 광주광역시 최대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운암3단지 조합은 이번 사고 이후 조합원들의 불안이 확산하자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시공사 교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광주 붕괴 현장에서) 한 동이 문제가 생기면 다른 동도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모두 철거하고 다시 지어야 한다” “전국 아이파크 주민들도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느냐” 등의 격앙된 반응이 올라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입주 지연이 예상되는 만큼 입주 지연 배상금도 물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 주가가 19.03% 급락하는 등 HDC그룹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광주광역시는 지역 내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행하고 있는 모든 공사를 중단시켰다. 이번 공사 중지 명령으로 5개 현장, 총 8,000가구의 공사가 멈출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13일부터 이틀간 전국 65개 전 현장의 공사 작업을 일시 중지하고 특별 안전 점검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사고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중앙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2개월간 운영하기로 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광주=김선덕 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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