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횡령범 여동생 건물서 숨긴 금괴 모두 압수

경찰이 지난 10일 오후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이모씨 가족의 주거지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TV 캡처>

'경찰은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45) 씨를 5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모 씨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215억원 횡령한 이모(45·구속)씨의 여동생 소유 건물에서 행방을 알수 없었던 나머지 금괴를 12일 모두 찾아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이모 씨의 여동생 주거지에서 금괴 100㎏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횡령금으로 금괴 851개를 사들였다. 이 중에서 경찰은 지난 5일 이씨 체포 과정에서 497개를, 전날 경기도 파주 이씨 아버지의 주거지에서 254개를 압수했다. 한국금거래소에는 이씨가 찾아가지 않은 4개도 동결돼 있다.

이씨가 이날 나머지 금괴를 숨겨놓은 장소를 자백한 데에는 전날 유서를 남겨놓고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되 부친 소식에 심경의 변화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의 부친은 당일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경찰은 아버지에 대한 체포영장도 신청했었지만 법원이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횡령 피해 금액 1880억원 중 대부분은 용처가 확인됐다면"면서 "피해금 회수를 위해 금괴와 현금을 압수했고, 부동산과 회원권 등도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횡령금으로 42개 주식에 투자해 761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횡령금을) 자기 계좌에 보내 부동산을 사기도 했고, 일부는 가족 계좌로 갔다가 부동산으로 간 것도 있다"며 "부동산에는 땅과 건물 말고도 회원권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경찰 측은 오스템임플란트가 계속 늘어난 피해액을 공시한 데 대해 "최초로 고소된 건 1430억원이고 지난 4일 550억원, 10일 230억원 추가로 고소장을 냈다. 횡령 금액이 추가될 가능성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며 "회사에서 내부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날 오스템임플란트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공범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이씨의 상사를 포함한 회사 직원 5명도 조사하고 있다. 이씨 팀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지시해 PDF 편집 프로그램으로 잔액을 바꾸는 등 방법으로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회사가 알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윗선 개입' 여부 등도 계속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금괴 부분도 최초 진술은 절반가량을 (윗선에) 줬다고 진술했지만 결국 다른 데서 발견됐다. 윗선 지시가 있었다는 것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계좌이체 한도 때문에 금괴를 샀으며, 자신 소유 건물에 숨어 있었던 데 대해선 "지금 도망가면 영영 가족을 못 볼 것 같아서 그랬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측은 아버지 장례를 위해 이날 검찰에 구속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씨 송치 기한이 이번 주까지이고 가족 중 부인과 처제가 공범으로 입건된 상태인 데다 이씨가 도주할 가능성도 있어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