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대웅 펙스클루, HK이노엔 케이캡 잡을까

대웅제약이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에 대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유사한 적응증의 '케이캡'(성분명 테코프라잔)을 보유한 HK이노엔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달 30일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올 상반기 내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P-CAB은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기존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대비 빠르게 약효가 나타나고 오래 지속된다. 식사와 상관 없이 복용할 수 있다. 야간에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는 특징이 있다.

펙수클루가 등장하면서 그간 P-CAB 제제로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했던 케이캡의 위상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펙수클루에 앞서 HK이노엔은 2019년 3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국내 출시했다. 케이캡은 국내 출시 후 시장 1위를 석권했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 등 4개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녹여먹는 구강붕해정 제형에 대해서도 허가를 신청해둔 상태다.

케이캡의 원외 처방 실적은 2019년 309억원에서 매년 대폭 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펙수클루는 국내 허가 전부터 해외 시장을 노렸다. 기술수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해왔다. 멕시코, 브라질, 중국, 미국,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칠레,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가에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총 계약 규모는 1조1000억원을 넘는다.

국내 시장을 선점한 케이캡도 해외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HK이노엔은 미국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와 6400억원(5억4000만달러)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중남미 17개국에도 1000억원,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기타 아시아권 국가에 약 2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올 1분기에는 중국 시장에 출시되는 것이 목표다. 2015년 중국 제야가 뤄신에 9500만달러(약 114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에 허가신청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품목허가 이후 업계 안팎에서는 펙수클루가 케이캡의 국내, 해외 시장을 양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두 약물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국내 영업망 활성화와 해외 시장 선점에 따라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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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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