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폭력의 상처와 따뜻한 연민"..서울대미술관 '밤을 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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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은 누구에게나 따뜻한 곳일까.
흔히 가정을 안식과 회복의 공간으로 생각하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끔찍하고 두려운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사랑과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에게 가해지는 가정 폭력, 그리고 가정이라는 가림막 안에 학대가 은폐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들은 아이들의 안식처가 되지 못하는 가정을 주제로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 약 90점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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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미 기자 ]
'가정'은 누구에게나 따뜻한 곳일까. 흔히 가정을 안식과 회복의 공간으로 생각하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끔찍하고 두려운 공간이다.
학대받는 아이들의 마음과 사회적 문제를 다룬 '밤을 넘는 아이들' 전시가 13일 시작된다.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사랑과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에게 가해지는 가정 폭력, 그리고 가정이라는 가림막 안에 학대가 은폐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전시에는 고경호, 권순영, 김수정, 나광호, 노경화, 민진영, 성희진, 신희수, 왕선정, 정문경 등 30·40대 작가 1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아이들의 안식처가 되지 못하는 가정을 주제로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 약 90점을 공개한다.
고경호의 '아들-포지셔닝' 연작은 돌 사진, 나들이 사진, 졸업 사진 등 가족 앨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로 이뤄졌다. 빠르고 거센 붓질과 지워진 인물 형상이 가족 안의 규범에서 억눌린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권순영은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표현한다. 크리스마스 장식, 소복하게 내린 눈이 화면을 채우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몸이 절단되거나 꿰뚫린 캐릭터들이 뒤섞여 있다. 참담한 상처와 따뜻한 연민이 공존하는 작품으로 작가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말한다.
김수정의 'The war: 가장 일상적인'은 화목한 가정이라는 이상 너머에 존재하는 폭력과 억압을 조명한다. 많은 인형이 걸려 있고 바닥에는 골프채, 빗자루, 벨트, 파리채 등 '사랑의 매'로 돌변하는 생활 도구들이 놓여 있다.
일상적인 사물을 이용해 관계에서 비롯되는 갈등과 불안을 은유하는 작품을 선보여온 정문정의 '요새'는 헌 아동복을 이어 만든 커다란 천으로 은신처를 꾸민 작품이다. 누군가의 몸을 감싸던 옷을 매개로 연대와 돌봄, 회복의 공간을 만들었다.
전시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동 폭력을 직접 고발하기보다 폭력과 소외의 경험을 예술로 표현하고 조명하여,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전시는 3월 13일까지 열린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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