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국외도피 및 불법 증여 혐의 유명 가전업체 대표 검거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본부세관은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사의 이익을 해외로 빼돌리고 해외공장을 불법 증여한 유명 가전업체 A업체 대표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업체는 해외공장에서 가전제품을 임가공해 국내 및 해외에 납품하는 국내 유명회사다.

A업체 대표는 2017년 자녀 명의로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국내 본사의 이익을 해외로 빼돌리고 해외공장을 헐값에 매각하는 방법으로 국내 본사 경영권을 자녀에게 불법 승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업체 대표는 자녀에게 불법 경영권 승계 비자금 조성을 위해 홍콩에서 자녀 명의로 페이퍼컴퍼니 B업체를 설립한 후 국내 거래처의 주문계약을 B업체와 체결하게 했다.

B업체는 국내거래처로부터 임가공비로 미화 약 4000만달러(약 450억원)를 송금 받아 이 중 해외공장의 실제경비를 제외한 국내 본사가 얻을 이익금 미화 약 200만달러(약 23억원)를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업체 대표는 페이퍼컴퍼니 설립 이전부터 수년간 자녀를 해외에서 거주하도록 해 외국환거래법의 대상에서 벗어나도록 치밀함을 보였다.

A업체 대표는 A업체가 보유 중인 220억원 상당 가치의 해외공장을 자녀에게 불법적으로 증여하기 위해 홍콩에 지인 명의로 페이퍼컴퍼니 C업체를 추가 설립하고 해외공장을 C업체로 헐값 5억원에 매각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A업체는 C업체로부터 받은 해외공장 매각대금 5억원도 B업체에 수입대금으로 가장해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본부세관은 외환검사 및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A업체의 불법승계 계획이 담겨 있는 사업계획서 등을 확보했다.

이 사업계획서에는 해외로 빼돌린 불법승계 비자금으로 해외공장뿐 아니라 국내 본사까지 인수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본사에 투자한 3500여명의 주주와 국내 금융업체 등 피해 발생이 예상됐으나 인천세관에서 조사를 착수한 이후 A업체는 수년간 숨겨온 자녀 소유의 페이퍼컴퍼니를 특수관계인으로 공시해 투자자들의 피해 예방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무역·외환거래를 악용해 불법적인 범죄수익을 취하는 수출입업체를 지속적으로 단속해 선량한 투자자 및 금융권 피해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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