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알바·고령층 재정일자리 늘려놓고..정부, 고용 회복 '자화자찬'

이승재 2022. 1. 12. 16: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통계청, '2021년 12월·연간 고용동향' 발표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75만↑…비중 늘어
임시직 증가 추세…"직접일자리 사업 영향"
60세 이상 취업자 33만명↑…30·40은 감소
보건·사회복지 20만↑…재정일자리와 연관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해 11월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에서 열린 구로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2021.11.23. kch0523@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지난해 취업자 수가 1년 전과 비교해 37만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7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부는 고용시장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됐다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렸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질 낮은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주에 일하는 시간이 평균 36시간을 넘기지 않는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반면 그 이상 일하는 일자리는 줄었다. 질 좋은 일자리가 아닌 단기 아르바이트가 고용시장 개선에 기여한 것이다.

보건·사회복지와 공공행정 등 나랏돈을 풀어 만들 수 있는 업종의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고령층인 60대 이상의 일자리 상승 폭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컸다는 점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단기 일자리…정부 사업에 임시직도 늘어

12일 통계청의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가운데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인원은 670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75만 명(12.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초단기 일자리로 분류되는 1~17시간 취업자는 25만1000명(13.2%) 확대됐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수가 36만9000명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아르바이트가 대부분인 셈이다.

취업 시간이 36시간 이상인 전일제 일자리는 3만4000개(-0.2%) 줄어든 2007만8000개로 집계됐다. 이 영향으로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8.9시간으로 1년 전보다 0.1시간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짧게 일하고 그만 두는 단기 일자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일자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6%로 2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해 4.7%포인트(p) 상승했다. 이에 비해 36시간 이상 일자리의 비중은 73.6%로 5.0%p 빠졌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로 봐도 1년 미만으로 근로계약을 맺는 임시근로자는 지난해 463만40000명으로 15만2000명(3.4%)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최근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는 중이다.

정부가 임금을 지원해 한시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직접일자리 사업이 임시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냈다는 뜻이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직접일자리 사업으로 임시직이 많이 들어오면서 보건복지업,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임시근로자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12월과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2727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6만9000명 늘며 2014년(59만8000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01.12. ppkjm@newsis.com

고령층에 재정일자리 집중…올해는 기저효과 기대 어려워

늘어난 일자리가 고령층에 집중되는 현상도 눈에 띈다.

지난해 60세 이상 연령층의 취업자는 전년 대비 33만 명 늘었다. 청년층인 15~29세(11만5000명)의 취업자 증가 폭은 이보다 적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인구가 4508만 명이고 여기서 60세 이상 인구(1261만3000명)의 비중이 28.0%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연령대의 일자리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반면 경제 허리층은 부실해졌다. 30대와 40대 취업자는 각각 10만7000명, 3만5000명 줄었다. 특히, 30대는 2020년 3월부터 22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30대와 40대 비중이 큰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수가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는 335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5만 명(-4.3%) 줄었다.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다른 업종의 경우 정부 일자리 사업과 연관이 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부문의 취업자는 각각 전년 대비 19만8000명(8.5%), 4만2000명(2.4%) 늘었다. 보건·사회복지업의 경우 전체 업종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아울러 고령층이 주를 이루는 사업 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취업자도 5만 명(3.7%) 증가했다. 비슷한 이유로 단순 노무 종사자도 20만7000명(5.6%) 늘었다.

정부는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최근 고용시장에 대해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올해 고용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2020년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가 지표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올해의 경우 1분기 이후부터는 이런 효과에 기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공 국장은 "아직 고용시장이 완벽하게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업종 간 부침이 있기 때문인데 대면 업종은 여전히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취업자 수가 36만 명 넘게 늘며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는 10만7000명 줄며 2012년(4000명) 이후 9년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40대 취업자도 3만5000명 감소하며 2014년(12만5000명) 이후 7년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