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의 MLB와이드] 멈춰버린 40일, 골든타임이 다가온다

한겨레 2022. 1. 12. 16: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메이저리그는 바야흐로 침묵의 시간이다.

약 40일의 시간이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지워졌다.

현 제도에서는 자유계약(FA)선수가 되려면 서비스타임(선수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된 일수) 6년을 충족해야 한다.

올해 메이저리그 개막일은 4월1일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창섭의 MLB 와이드]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지난 12월2일(한국시각) 텍사스 알링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직장폐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텍사스/AP 연합뉴스

메이저리그는 바야흐로 침묵의 시간이다. 지난해 12월2일(한국시각)부터 직장폐쇄에 돌입했다. 구단주 그룹과 선수 노조가 새로운 노사 협약(CBA)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메이저리그 관련 업무가 모두 중단됐다. 약 40일의 시간이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지워졌다.

이번 노사 협약 갱신은 거센 충돌이 예고됐다. 2016년 12월, 양측은 극적 타결로 최악의 사태를 피했다. 하지만 과정이 아슬아슬했고, 갈등은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 요구 사항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선수 노조는 “유감스럽다”고 표현했다. 이후 지난해 리그 평균 연봉이 2017년 대비 6.4%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자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주들은 요지부동이었다. 형식적으로 가진 만남은 동상이몽이었고, 양보 없는 대립은 결국 파행으로 이어졌다.

주요 쟁점은 결국 ‘돈’이다. 선수들은 돈을 더 받길 원하고, 구단주들은 돈을 덜 주길 원한다. 현 제도에서는 자유계약(FA)선수가 되려면 서비스타임(선수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된 일수) 6년을 충족해야 한다. 연봉을 협상할 수 있는 연봉 조정 자격도 서비스타임 3년 이상을 채워야 한다. 그 이전에는 구단이 제시한 리그 최저 연봉을 받고 뛰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수 노조는 에프에이 취득과 연봉 조정 자격 시기를 앞당겨 보다 빨리 많은 돈을 받고 싶어 한다. 당연히 적은 연봉으로 최대한 오래 선수를 데리고 있어야 하는 구단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돈이 걸린 문제인 만큼 절충안이 마련되기도 쉽지 않다. 현지에서는 서로가 한 걸음씩 물러나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양쪽은 모두 반걸음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구단주들의 요구도 있다. 수익을 늘려야 하는 구단주들은 포스트시즌 확대를 바란다. 이에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기존 10팀에서 14팀으로 늘릴 것을 제안한다. 사실 이 변화는 선수들에게도 불이익이 없다. 다만 수락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도 비슷한 경우다.

사치세 문제도 양측 모두의 관심사다. 구단주들은 사치세를 내는 기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치세를 비롯한 가중 처벌이 구단은 부담스럽다. 선수들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 사치세에 발목이 잡히면 시장에서 구단들의 움직임이 축소될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선수 영입 시 드래프트 지명권이 소멸하는 퀄리파잉 오퍼도 재고될 것이다.

또 다른 주요 안건은 드래프트 시스템이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최하위 팀이 무조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져간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왔다.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리그에, 무작정 지는 팀들이 나타난 것이다. 이 전략을 '탱킹'이라고 일컫는데, 탱킹을 택한 팀들은 구태여 전력 보강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 선수 가치가 떨어졌다. 이에 선수 노조는 탱킹 방지 차원에서 미국프로농구(NBA) 드래프트의 추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골든타임은 다가오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개막일은 4월1일이다. 2월 중순이면 투수와 포수가 소집되는 스프링캠프가 열린다. 또한 2월 말에는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된다. 1월 안에 협상이 마무리되어야 시즌 일정을 차질 없이 소화할 수 있다. 아직 에프에이 시장에 100여명의 선수가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은 더 촉박하게 느껴진다.

서로에게 등을 돌렸던 양쪽은 14일 만날 예정이다. 협상이 얼마나 진전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상황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관심은 멀어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창섭 메이저리그 해설가 pbbless@naver.com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