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고, 고쳤는데 또 틀렸네"..세수 추계, 왜 3번이나 빗나갔나

세종=김훈남 기자 2022. 1.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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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걷힌 것으로 추정되는 세금 추계액을 기획재정부가 세번째로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2021년도 본예산과 지난해 7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11월 추계 수정전망 발표를 통해 세차례 세수를 전망했는데, 매번 자산시장 과열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등 세수 증가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여권에선 정부가 의도적으로 세수를 축소 추계한 것 아니냐는 불만까지 제기된다. 새해벽두 '꽃샘추경'에 대한 정치권의 요구에 기재부가 강하게 맞서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13일 재정동향 발표와 함께 지난해 연간 세수 추계 수정치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재정동향에는 지난해 11월까지 국세수입 누계치가 포함되는데, 12월 세수 추정치를 더해 연간 전망을 다시 내놓는 셈이다.

앞서 기재부는 2021년도 본예산에 국세수입 예산으로 282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이후 법인세와 양도소득세(양도세) 증가, 전년도 세정지원에 따른 이월 세수 증가 영향 등으로 대규모 초과세수가 발생하자 지난해 7월 2차 추경에서 국세수입 예산을 본 예산 대비 31조5000억원가량 늘린 314조3000억원으로 수정했다.

기재부는 2차 추경 이후 4개월여만에 다시 세수추계를 수정했다. 지난해 11월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해 "2차 추경 기준 국세수입보다 19조원 가량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것. 기재부가 결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수 추계 수치를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당시 기재부는 2022년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후보가 기존 지원금에 더해 1인당 100만원까지 추가 재난지원금을 주장하고, 그 재원으로 추가 세수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자 세수 추계치를 공개했다.


이렇게 1년 동안 50조원 넘게 세수 전망치를 수정했지만 결과적으론 또 다시 정부 전망치에 비해 10조원 가량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가 지난해 11월 19조원을 늘려 잡은 수정치에도 자산시장 가격 상승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탓이다.

대표적인 자산 관련 세금인 종부세의 경우 지난해 8조5681억원이 고지됐다. 2차 추경 예산에 반영된 5조1138억원보다 3조4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부동산 가격상승으로 양도세까지 대폭 증가했고 수입금액 증가에 따른 부가가치세·관세 증가 등 우발 세수가 더해졌다고 한다.

증권거래세 역시 기재부는 2차 추경에서 8조2820억원 걷힐 것으로 세입 예산을 짰다. 증권거래세율이 전년 대비 0.02%포인트(p) 내린 영향을 반영하면 전년도 8조8000억원에 달했던 증권거래세 수납액보다 줄어들 것이란 계산이지만, 하루 평균 주식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26.2% 급증하면서 세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1월 세수 추계 수정 당시 종부세 증가분 등은 전망치가 없어 반영하지 않았다"며 "11월 세입 누계치를 발표하면서 연간 세수 전망을 다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가 세번째 국세수입 전망치 수정에 들어가면서 연초 '꽃샘 추경'에도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여권이 잇따른 세수추계 오차의 배경으로 홍남기 부총리와 기재부의 고의성을 의심하는 상황에서 재정당국이 추경 요구를 마냥 반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초과세수는 현행 법령상 올해 4월 결산 이후에나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올 2분기 예산을 미리 앞당겨 쓰는 방식으로 한 '원포인트' 추경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기재부는 14일 발표될 예정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여부를 확인한 뒤 이르면 다음주 초 추경 편성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최대 60조원까지 넘칠 것으로 보이는 세수를 두고 홍남기 부총리에 대한 여당과 청와대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라며 "과거 여당이 밀어붙인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반대하기 위해 세수 전망을 소극적으로 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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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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