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대, 개교 준비 이상무]미래인재 몰렸다

김명희 입력 2022. 1. 12. 16:01 수정 2022. 1. 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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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강의동 조감도

3월 개교를 앞둔 세계 유일 에너지특화대학 한국에너지공과대학(KENTECH)에 미래 인재가 몰렸다. 수시모집에 이어 정시모집에서도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계 최고 수준 공과대학 실현을 위한, 에너지 분야 신기술 대학 설립을 통한 글로벌 에너지 메카 조성이라는 중장기 계획에 성공적 첫 단추가 끼워졌다.

◇단일학부 100명 정원에 2000명 이상 몰려

한국에너지공대는 지난해 수시모집 단계부터 수험생의 폭발적 관심을 모았다. 2022학년도 신입생 정원은 총 100명이다. 90명을 수시로, 10명을 정시로 선발했다. 지난해 9월 수시모집 결과 2412명이 응시해 24.1대 1 경쟁율을 기록했다. 당시 정원 내 지원자가 2166명, 사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고른 기회 정원 이외 지원자는 246명이다.

이는 서울대 공과대학 경쟁률 4.6대 1보다 5배 높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과학기술 특성화대 평균 경쟁률 9.4대1의 2배를 훌쩍 넘는 경쟁률이다. 수시모집 전형에 합격한 90명 전원이 등록을 완료했다.

이달 초 마감한 정시 일반 전형에선 10명 모집에 953명이 지원해 최종 경쟁률이 95.3대 1을 기록했다. 전국 최고 경쟁률로, 광주과학기술원(GIST) 82.3대 1, 울산과학기술원(UNIST) 75.7대 1을 웃도는 경쟁률이다. 수학·과학탐구(1개 과목) 2개 영역 합(合 3 등급) 이내 및 영어 2등급 이내라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수 학생이 대거 지원했다.

장광재 한국에너지공대 입학센터장은 “학교 설립을 위한 특별법 통과가 늦어지고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고무적 결과”라며 “학교 방문이나 학부모와 학생 만남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학교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을 확인, 개교 첫해인 올해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에너지 단일학부, 혁신교육을 선택하다

한국에너지공대는 세계 유일의 에너지특화융합스마트 캠퍼스를 목표로 설립됐다. 캠퍼스 핵심시설을 3월 개교까지 완공하고 교육, 주거, 연구시설을 2025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한국에너지공대는 목표로 2050년 에너지 분야 세계 톱10 공대로 도약을 제시했다. 학부모와 학생은 사실상 학교가 제시한 비전과 미래를 보고 선택한 것이다.

에너지 분야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2~5년 격차로 줄지 않고 있으며, 고급 인재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지속 급증할 전망이다. 2028년까지 1만5600명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에너지공대는 최대 수만명에 이르는 종합대학과 달리 대학원 600명, 학부 400명 학생 규모 총 1000명, 교원 100명의 강소형 대학이다. 국내 최초 에너지공학부 단일학부다. 한국에선 전례없는 시도다.

에너지 단일학부 체제는 학과별 칸막이로 나뉜 기존 대학의 틀을 벗어났다. 에너지 특화대학이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인재양성 방식에서도 혁신을 시도했다. 입학하면 재학생 전액 장학금, 기숙사와 생활비 지급, 학업과 생활을 하며 소통과 협력을 배우는 '기숙형 대학(RC·Residential College)' 등을 지원한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공대를 선택한 학생에 제공되는 혜택이다.

첨단학과나 대학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파격적 시도와 지원은 처음이 아니다. 대학이 양성하는 우수 인력과 기업이 심화 연구 및 창업까지 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산업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 1971년 KAIST 개교 당시 특별법에 기반해 과학기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수업료 무료, 자율성 보장 등 강력한 재정 및 제도적 독립 지원을 받았다.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총장은 “KAIST 개교 당시와 비교하면 한국 산업 경쟁력은 크게 성장했다”며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형태의 대학이 필요하다는 선각자 판단이 세계적 기술선도국가 기반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총장
에너지신기술 연구소

한국에너지공대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에 위치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중장기적으로는 빛가람 에너지밸리와 광주·전남 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에너지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국에너지공대는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거점 조성이라는 큰 그림 아래 출발했고, 특별법은 이를 뒷받침한다. 설립때까지 한전이 재정을 부담하고, 개교 이후에는 정부·지자체가 공동 부담하는 형태로 2025년까지 총 8289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대학 첨단학과의 경우에 신기술, 신산업 수요에 따라 정원 조정 제도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결손인원을 조정하는 수준으로 대규모 양성에는 한계가 있다. 국가 균형 발전이란 측면에서도 수도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지방 도시와 대학으로 한정해 혁신 산업과 대학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연구·개발,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 중심 교육

핵심 시설은 3월 준공 예정이다. 캠퍼스의 물리적 공간만큼 한국에너지공대가 심혈을 기울인 것은 커리큘럼이다. 단일학부 교육 체제에서 학생이 전공 선택없이 에너지 중심 5대 중점 분야 중 원하는 전공 분야를 자유롭게 설계 가능하도록 혁신 교육 과정을 구상했다.

핵심은 연구·개발, 창업을 염두에 둔 학생 중심 교육이다. 1학년은 기초역량과정으로 기본 학습역량을 습득하고 2·3학년부터 에너지역량과정으로 에너지 5개 분야 심화과정을 학습한다. 3·4학년은 진로특화과정으로 실전 창업교육과 대학원 연구 참여를 핵심으로 설계했다.

1학년에는 미네르바 대학의 핵심 교육 모델인 '미네르바 교육과정'을 도입한다. 미네르바 대학은 캠퍼스 없이 학생이 세계를 다니며 배우는 새로운 대학이다. 유명 대학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입학하기 어려운 혁신대학으로 주목받고 있다.

교수와 학생들이 도시 곳곳을 방문한 후 회의룸에 모여 소감을 나누는 모습. 제공=미네르바대학

한국에너지공대는 수학적 사고, 인문적 통찰, 소통 능력 함양을 위해 미네르바 대학 교육과정을 연계, 응용했다. 미네르바 프로젝트와 정식 협력을 통해 최첨단 온라인 학습 플랫폼인 '액티브 러닝 포럼(Active Learning Forum)'을 운영한다.

학생은 교수가 제안한 토론 주제를 미리 공부하고 수업 시간에는 토론과 질의응답, 설문, 협업과 코칭을 주로 한다. 학습 플랫폼은 학생 참여도를 색으로 구분해 수업 참여를 유도하고, 모든 수업 과정은 자동으로 기록저장 관리돼 교수 연구 및 학생 평가와 피드백 자료로 활용된다.

피터 장 한국에너지공대 교수(에너지시장경제학)는 “미래 에너지 전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교수의 일방적 지식 전달형 수업이 아니라 프로젝트·문제해결 중심 수업이 필요하다”며 “미네르바 프로젝트에서 수십년 동안 연구한 학습과학을 바탕으로 교수와 학생 간 능동적 학습 환경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라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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