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미세공정 경쟁 재점화.. TSMC, 삼성 추격에 2나노 전환 속도

윤진우 기자 2022. 1. 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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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2나노 공장 추가 건설 논의
신규 공장 구축에 42조원 투입될 듯
삼성과 경쟁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
GAA 기술 적용 2나노 공정서 진검승부
세계 1위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회사 TSMC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반도체 최첨단 공정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는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에 한발 뒤처진 TSMC가 미래 기술인 2㎚ 공정 양산을 위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전자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최근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2㎚ 양산 시험 생산팀을 발족하고, 대만 타이중시와 2㎚ 양산 공장 건설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대만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웨이저자 TSMC 총재가 2㎚ 공정이 적용된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신규 공장 부지 마련을 시작했다”라며 “새로운 2㎚ 양산 공장을 구축하는 데는 360억달러(약 43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는 현재 5㎚ 양산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플래그십(고사양) 스마트폰 갤럭시S22와 애플 아이폰13 등에 5㎚ 반도체가 탑재된 상태다. 그런데 올해 삼성전자가 더 세밀한 3㎚ 양산 반도체를 상반기에 양산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TSMC의 반도체 초미세공정 경쟁은 다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7㎚ 미만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TSMC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TSMC는 올해 상반기 3㎚ 공정 양산을 시작, 내년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14(가칭) 프로세서에 3㎚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낮은 수율(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로 생산이 지연되면서 3㎚ 양산 계획을 올해 하반기로 연기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6월부터 3㎚ 양산을 계획대로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에서 이런 내용의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 양산을 시작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렇게 될 경우 삼성전자는 TSMC를 넘어 세계 최초 3㎚ 양산에 성공하게 된다.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별 차이. 왼쪽부터 플래너펫, 핀펫, GAA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빼앗기게 된 TSMC는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미래 기술인 2㎚ 공정 개발로 눈을 돌린 상태다. 특히 TSMC는 삼성전자가 3㎚ 공정에 적용하는 GAA 기술을 2㎚ 공정에 처음으로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전압과 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스위치 역할)를 하나의 반도체에 얼마나 더 많이 집어넣을 수 있느냐에 따라 성능이 결정된다. 반도체 업체들이 반도체 회로 선폭(線幅·10㎚, 5㎚, 2㎚ 등)을 더욱 가늘게 만드는 것도 선폭이 좁을수록 저전력·고효율 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로 구분된다. GAA는 채널의 4면을 게이트로 둘러싸는 구조로, 전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은 돌고래 지느러미처럼 생긴 핀펫(FinFET) 구조를 통해 채널의 3면이 게이트와 닿는 구조를 사용했는데, GAA 구조는 핀펫보다 전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미세공정에 적합하다.

다만 GAA 기술은 공정 자체가 복잡하고, 수율 확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도 2019년부터 GAA 기술 도입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고, 3년 만인 올해 GAA 기술을 3㎚ 공정에 처음으로 도입하게 되는 것이다. TSMC는 3㎚ 공정까지 핀펫 구조를 적용하고, 2㎚ 공정에 GAA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미 안정성이 보장된 핀펫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GAA 기술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여 2㎚ 양산에 도입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GAA 기술을 동일하게 적용한 2㎚ 공정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기술 경쟁이 다시 한번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3㎚ 공정에 GAA 기술을 먼저 적용하는 만큼 2㎚ 공정에서도 생산 안정성과 높은 수율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TSMC는 2㎚ 공정에 적용할 GAA 기술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타임스는 “TSMC는 GAA 기술을 적용한 2㎚ 공정 개발에 8000명 넘는 연구 인력을 투입한 상태다”라며 “삼성전자가 GAA 기술을 앞세워 TSMC를 추월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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