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조사" "편지 자체가 문제".. 민원·청원으로 번진 軍 위문편지 논란

송주상 기자 2022. 1. 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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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온라인커뮤니티, 페이스북에 여고생이 군 장병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위문편지가 게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한 여고생이 군 장병에게 보낸 위문편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남성 네티즌들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여성 네티즌들은 “위문편지를 쓰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편지의 내용은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공개됐다. 편지 작성자는 모 여고 2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저도 이제 고3이라 XX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열심히 하세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남초(男超) 커뮤니티에서는 국민신문고로 감사원, 교육청 등에 민원을 접수했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민원을 제기하는 법, 대상 기관 등 관련한 안내글도 올라왔고, 인증글과 독려글도 있었다. 한 작성자는 “봉사시간 조작, 군인 비하 성희롱,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저지른 고등학생을 제보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특히 다른 위문편지에 있는 “비누는 줍지 마시고”라는 문구를 놓고 군인을 비하하는 성희롱적인 표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주로 이용하는 성별에 따라 민원을 넣는 곳이나 내용이 다르다. 위쪽 사진은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민원 인증글 중 일부. 아래는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민원 독려글 중 일부. /온라인커뮤니티

반면 여성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군인이 위문편지를 공개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군부대에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유출한 것은 잘못됐다”는 취지다. 이들은 해당 군인이 소속된 육군 B사단과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의 주소를 공유하며 민원 접수를 독려하고 있다. 또 고등학교와 군부대가 자매결연을 맺어 위문편지를 쓰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A고등학교 담당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다는 글도 올라왔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관련 글이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미성년자에 불과한 여학생들이 성인 남성을 위로한다는 편지를 억지로 쓴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 청원에는 5만50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양성징병제를 해달라”는 청원도 이날 올라왔지만, 500여명의 동의를 얻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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