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세 번째 죽음, 무서운 세상"..與 "李와 무관, 막장 음모론 그만"
국민의당·정의당도 "소름 돋고 오싹하다"..이재명 "안타깝게 생각, 명복 빈다"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최동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던 이모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을 두고 여야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야당은 신속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며 이 후보를 압박했고, 여당은 음모론이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모씨의 죽음과 관련해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이재명 후보가 이분(이모씨)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할지 기대도 안 한다. 지켜보고 분노합시다"라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 개발비리 사건인 대장동 이재명 게이트에 연루돼 조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처장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죽음"이라며 "전과 4범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간접 살인'이라고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이 후보는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후보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타살 가능성까지 흘리면서 의심 어린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은 이날 "나하고도 몇번 통화했는데 이분은 제보자라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사인불명이고 타살 혐의가 짙다. 이거 어디 무서워서 일을 하겠나"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에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일어났다"며 "자살인지, 자살 위장 타살인지 모를 이재명 후보 관련 사건의 주요 증인이 또 죽었다. 우연치고는 참 기이한 우연의 연속이다. 무서운 세상이 되어 간다"고 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가담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연이어지는 이 후보 관련자들의 사망 소식에 목덜미가 서늘해지고 소름이 돋을 정도"라며 "영화 아수라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에 분노한다. 철저한 수사로 모든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장혜영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관련된 인물들의 갑작스러운 죽음만 벌써 세 번째다. 우연의 연속이라고 보기에는 참으로 오싹하고 섬뜩한 우연"이라며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이런 의혹들을 줄줄이 달고 있는 채 대한민국의 모든 시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는 것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씨와 이 후보 간의 관계에 선을 긋는 한편 야당의 공세를 '음모론'으로 규정하며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라며 "국민의힘은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타도어성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그 어떤 정치적 공세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은 지난해 이 후보에 대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란 허위 주장으로 고발 조치됐고, 이미 사법당국이 수사 중인 사안인데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 폭로자 사망' 소식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고인은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김우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죽음을 흑색선전에 이용하는 국민의힘은 '조작전문당'"이라며 "국민의힘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한 사람의 죽음을 두고 여당 대선 후보에 대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내용의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사망 보도가 나오자마자 막장보다 더한 음모론과 막말로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다. 경찰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타살', '간접 살인'을 운운한다"며 "진실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어떻게든 여당 후보를 엮어보려는 비열한 행동"이라고 직격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각에서 주장하는 음모론은 경계해야 한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주장은 이미 허위주장이라고 관계자가 진술했고, 검찰에 진술서까지 제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고, 유족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허위주장이나 보도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이씨의 죽음과 관련해 "망인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8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사건의 변호인인 A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과 주식 등 20억원을 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녹취록을 시민단체에 제보한 바 있다. 이씨는 전날(11일) 오후 8시40분쯤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은 이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이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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