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 금괴' 다 찾았다..父 극단선택에 '여동생집 100개' 자백(종합)

주식투자 손실 761억 외 금괴·근저당 30억 등 횡령액 모두 회수
범행 과정 규명차 본사 압색..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신청키로

경찰이 12일 회삿돈 2215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2022.1.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구진욱 기자 = 오스템임플란트(이하 오스템) 직원의 횡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행방이 묘연했던 1㎏짜리 금괴 100개를 12일 모두 확보하고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횡령금 2215억원 가운데 손실분을 제외한 피해액을 전부 회수한 경찰은 이날 중 기소 전 몰수 및 추징 보전을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2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조금 전 피의자 이모씨(45) 여동생의 주거지에서 금괴를 다 찾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전날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던 부친이 경기 파주시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을 이날 오전 전달받은 뒤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템 재무관리팀 직원인 이씨는 지난해 3월부터 법인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8차례에 걸쳐 2215억원을 송금한 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씨는 횡령금 중 681억원을 1㎏짜리 금괴 855개를 구매하는 데 쓴 것으로 파악됐는데, 경찰은 지난 5일 이씨를 검거한 파주 자택 건물에서 금괴 497개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씨가 한국금거래소에서 찾아가지 않은 금괴 4개를 제외하고 남은 금괴 100개를 회수하는 데 집중해 왔다.

경찰은 횡령액 가운데 실제 피해액 1880억원의 용처를 파악하고 손해분을 제외한 전액을 회수한 만큼 이날 중 기소 전 몰수 및 추징 보전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금괴 확보 외에 이씨가 보유하던 현금 4억3000만원을 압수하고, 255억원 상당의 주식을 동결한 바 있다.

이씨는 빼돌린 1880억원을 금괴 구입과 리조트 회원권 등 부동산 매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억원은 근저당 채무 상환에 사용했으며, 동진쎄미켐 등 총 42개 종목에 주식 투자를 해 761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강서구에 있는 오스템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나섰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이씨의 진술과 실제 횡령 과정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일각에서 제기된 공범 의혹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앞서 법인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송금한 금액을 다시 법인계좌로 돌려놓기도 했으며, 자신에게 송금한 금액을 가족계좌 등으로 분산시키기도 했다.

횡령 과정에 '윗선'이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앞서 시민단체가 최규옥 회장 등을 고발한 사건이 강서경찰서에 배당된 상태다. 경찰은 앞서 회사 관계자 5명을 조사하기도 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피의자 진술을 100% 신뢰할 수 없다"며 "진술만 갖고 확인할 수 없어 정확한 횡령 과정을 수사하기 위해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실은 압수수색 장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이씨의 아내와 처제, 여동생과 동생도 입건해 조사 중이다. 그중 이씨 아내와 처제는 공범으로 판단돼 업무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받고 있다.

횡령 규모 번복으로 불거진 오스템의 허위사실 공시 논란과 관련해서는 금융위원회 등의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오스템은 지난해 12월31일 강서경찰서에 이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당시 횡령액을 1430억원으로 파악했으며, 이후 추가 피해를 확인해 지난 3일 횡령액을 1880억원으로 공시했다. 그러나 추가로 235억원이 횡령된 사실이 파악되면서 총 횡령액은 2215억원으로 늘었다.

한편 경찰은 전날 경기 파주시의 한 공원 도로변에 주차된 자동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씨의 부친 A씨(69)가 극단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자택에 '잘 있으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

경기 고양시의 한 병원에 마련된 A씨의 빈소에는 이날 이씨의 아내와 여동생 등 가족들이 자리를 지켰으며 지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soho090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