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이 사들인 금괴 '전부' 찾았다

구교형 기자 2022. 1. 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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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부친 사망에 “여동생 집에 나머지 숨겨둬” 자백
경찰, 오스템임플란트 압색 등 ‘공범 규명’ 주력

경찰이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씨(45) 아버지의 경기 파주 주거지에서 압수수색을 벌인 결과 금괴 254개를 찾아냈다. 박하얀 기자


경찰이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이 빼돌린 돈으로 매입한 681억원 상당의 금괴를 모두 찾았다. 이씨가 횡령금을 사용한 용처가 대부분 드러남에 따라 경찰은 사내 공범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2일 경기 파주시에 있는 이 회사 재무팀장 이모씨(45·구속)의 여동생 자택에서 1㎏짜리 금괴 100개를 추가로 압수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짜리 금괴 855개를 681억원에 매입했고, 전날까지 경찰은 이 중에서 755개의 소재를 파악한 상태였다.

이씨는 이날 오전 부친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심경에 변화가 생겨 금괴 은닉 장소를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씨는 금괴의 행방에 대해 “절반가량은 사측에 줬다”고 주장했지만 조사 결과 허위로 드러난 것이다.

또 이씨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횡령금 1880억원으로 42개 종목에 주식 투자를 했다가 761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가 횡령금으로 투자에 나섰다가 대규모 손실로 원상복구가 어려워지자 주식을 매도해 금괴와 부동산 등을 사는데 쓴 것으로 보고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경기 파주시와 고양시 아파트, 제주도 고급 리조트 회원권 등 8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가족 명의로 구입했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에 근저당이 설정된 30억원의 채무를 상환했다. 이씨의 증권계좌에는 작년 말 기준 252억원 상당의 주식이 남아 있고, 현금 4억4000만원은 이씨의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됐다.

경찰은 이날 공범 규명을 위해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경찰은 이씨와 함께 재무팀에서 근무했던 임직원 5명을 불러 조사했는데, 일부 직원은 “이씨의 지시를 받고 ‘문서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압수된 자료 분석을 통해 단계적으로 하고 (오스템임플란트 회장도) 필요하다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자신의 상가주택 공실에서 체포된 이씨는 해당 장소에 숨어 있었던 이유에 대해 “지금 도망가면 영영 가족을 못볼 것 같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뿐 아니라 그의 부인과 처제, 동생과 여동생 등 총 5명을 입건해 수사를 하고 있다. 이 중 부인과 처제는 업무상 횡령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이씨 측은 전날 사망한 부친의 장례를 위해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경찰은 이씨가 도주 중 검거된 점 등을 고려해 불허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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