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로 연락두절 6명은 어디에..애타는 실종자 가족들
[경향신문]
“붕괴된 콘크리트 구조물 더미가 수미터 이상 쌓여 있는데 열화상 카메라 하나로 어떻게 수색을 할 수 있겠느냐.” “수색견만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겠냐.”
1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현장에서는 사고수습본부 공무원들에게 더딘 수색·구조작업을 이유로 거칠게 항의했다. 가족들은 “야간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수색이 중단된 첫날에 이어 둘째날까지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을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실종자들이 이틀째 추위에 떨고 있는데 구조는 왜 이리 늦어지냐”면서 “안전을 이유로 구조작업이 늦어져 답답하다. 사고 현장에 직접 들어가 매형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남성의 매형은 사고 건물에서 연락이 두절됐다.
이 남성은 “수색 등 가족들과 정보공유가 되지 않고 있다”며 “실종자들의 신원도 가족들끼리 정보를 주고받아 알아냈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광주시도 구청도 재난 대응에 미흡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큰 사고가 났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로 연락이 두절된 노동자들은 모두 6명으로 50대가 4명, 60대가 2명이다. 당초 발표와는 달리 외국인 노동자는 한 명도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에 따르면 이들은 사고 건물에서 실리콘 작업, 소방설비 업무, 배관 업무를 하다 변을 당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날이 밝자마자 현장을 찾아와 무너진 아파트 공사현장을 보며 발을 안타까워 했다. 이모부가 실종된 30대 남성 박모씨는 “어제 오전 11시쯤 이모와 통화한 뒤 사고직후 소식이 끊겼다”며 “온 가족이 현장에서 이모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모를 비롯한 가족들과 무너진 건물을 바라보며 “31층에 이모부가 갇혀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가지면 또 수색이 중단될텐데 추운 날씨에 무너진 건물 안에 있는 이모부가 걱정된다”고 했다.
50대 남편이 실종됐다는 한 여성은 “남편이 실리콘 작업을 하러 들어간다고 해놓고 소식이 끊겼다”며 “뉴스를 보고 전화를 하니 통화음만 두번 정도 울리다 끊겼다”고 울먹였다.
남동생이 실종됐다는 김모씨(59)는 “뉴스를 보고 어제 계속 연락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동생이 추운 곳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빨리 수색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수색은 이날 오전 11시20분쯤 재개됐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드론을 통한 안전점검을 통해 실내에 구조팀 투입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면서 “구조견과 드론 열화상카메라 등을 활용해 6명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3시까지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당국은 현재 구조견 6마리와 핸들러 6명을 교대로 투입해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건물 외벽에서는 드론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해 실종자를 수색 중이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화정 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39층 건물의 23층에서 38층까지 외벽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투입됐던 노동자 6명과 연락이 끊겼다.
광주시와 소방당국은 사고당시 28층∼29층 사이에서 3명, 31층∼34층 사이에서 3명이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삭·박용근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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