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통합·화합 선거 때 거꾸로가 걱정"..원행 "분열 않게 힘 합칠 것"

조소영 기자 2022. 1. 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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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스님 등 종교 지도자들 청와대 초청해 오찬 간담회
"3차 접종까지 빨리 마쳐야..불신·불안 해소 도와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인사하고 있다. 2022.1.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종교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선거 시기가 되면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은 "국민이 분열되지 않도록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 간 힘을 합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해 인사를 겸해 원행 스님 등 종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낮 12시부터 청와대 본관에서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대통령으로서 한 가지 욕심을 부린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서 남은 마지막 과제가 국민들 사이의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오히려 선거 시기가 되면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통합의 사회, 통합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종교 지도자들께서 잘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한마음으로 서로 격려하며 위기를 넘는 연대와 협력의 중심이 되고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종교 지도자들께서 큰 역할을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통합과 화합을 강조한 것은 대선을 앞둔 가운데 원론적인 당부이기도 하지만 불교계를 향해 최근의 사건들에 대해 마음을 풀어달라는 에두른 요청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가야산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면서 불교계의 반발을 샀고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의 '캐럴송 활성화 사업'도 문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발언 서두에 원행 스님이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으로 연임된 것에 대해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각 종단이 솔선수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애써줬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동시에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종교계가 다시 한번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이어 "방역 당국과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 접종 대상자가 3차 접종까지 빨리 마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며 "이번 4차 유행에서도 60대 이상 고령층의 3차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많이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50대 이하의 3차 접종률이 오미크론의 피해 정도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이나 불안 해소에 종교계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며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마음을 모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종교계가 기후 대응과 같은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 운동에 앞장서주고 있다며 또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사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모두 연결돼 있는 하나의 생명공동체라는 사실은 종교가 오랫동안 가르쳐 온 내용이었다. 그러나 세상이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경제성장에만 몰두하며 지구환경을 파괴해온 탓에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을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 위상이 G7(주요 7개국) 국가에 버금가는 선진국으로 공인받았음을 언급하며 "여기에 오기까지 종교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면서 또 한편으로는 나라를 근대화하고 민주화하고 남북 화해를 도모하고 국민 복지를 확대해 나가는 데 종교가 매우 큰 역할을 해줬다"고 치켜세웠다.

뒤이어 원행 스님이 참석자들을 대표해 인사말을 했다.

원행 스님은 "온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멈춰버린 어려운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대통령님 그리고 정부, 국민, 종교 지도자님들이 힘을 합쳐서 K-방역을 이뤄냈다"며 "대통령께선 탄소중립 그리고 남북문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계신다.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께서도 남북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해 역할을 담당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금년에 중요한 선거가 있다"며 "국민들이 분열되지 않도록, 상생할 수 있도록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께서 함께 힘을 합칠 것"이라며 "우리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의 원력과 수행력으로 대통령님 그리고 국민들이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국운이 용천 되기를 진심으로 축원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원행 스님,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이 참석했다.

또 손진우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문덕 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 수석부회장),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함께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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