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 미측에 "한인 게릴라부대 일본군 후방 교란" 제안 첫 공개
[경향신문]
태평양전쟁 당시 한국 광복군이 미국 정부에 군사연대를 구체적으로 제안한 문건이 최초로 공개됐다.
국가보훈처는 1942년 6월30일에 광복군이 미국 연방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작성한 ‘대미 군사연대 제안 공식문건’을 발굴했다고 12일 밝혔다. 공개 자료는 당시 이범석 광복군 참모장(1900∼1972년)이 작성한 10쪽 분량의 보고서 형태 문서다.
보훈처는 “이 문서에 한국의 독립이 필요한 이유, 한국광복군의 임무와 태평양전쟁에서 담당할 수 있는 역할, 앞으로 미국과 협상이 필요한 사항 등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광복군의 대미 참전외교의 초기활동을 보여주는 자체 공식문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이 참모장은 문건에서 “한국광복군이 장래 독립국가 수립 이후 한국 국군의 근간을 이룰 것”임과 “한국광복군의 임무가 한국의 독립 달성을 넘어 연합국과 함께 인류평화를 달성하려는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또 “태평양전쟁에 한국광복군을 파견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아 중국에서 한인 게릴라부대를 양성하여 일본군의 후방을 교란시키겠다”며 구체적인 군사연대도 제안했다.
이 참모장은 미국과 협상이 필요한 파견 규모, 공작 지점, 보급 문제 등 세부적인 사항도 문건에서 언급했다. 이 문서는 실제 미국 측에 전달됐다고 보훈처는 밝혔다.
보훈처는 이번 자료를 미국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 소장된 조지 맥아피 매큔의 기증 자료에서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출신 선교사이자 독립운동가로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조지 섀넌 매큔의 아들이다. 태평양전쟁 발발 후에는 미국 전략정보국(OSS), 국무부 등에서 한국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한국독립운동 관련 문서를 다수 소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군 연구자인 국사편찬위원회 김광재 연구관은 “해당 문건은 국내외 처음 공개되는 희귀 자료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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