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들 육성기조 '부메랑' 됐나..'프랜차이즈' 사라지는 시대
김배중 기자 2022. 1. 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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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군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은 역대 최고인 989억 원(총액기준)이 투입됐다는 것 외에도 다른 특징이 있었다.
과거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팀 이동은 원 소속구단의 살림이 팍팍한 팀에서나 흔히 있을 일이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FA라는 인생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원 소속팀과의 '정(情)'보다 금전 같은 '실리'에 방점을 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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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군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은 역대 최고인 989억 원(총액기준)이 투입됐다는 것 외에도 다른 특징이 있었다. 원 소속팀의 ‘상징’과도 같다고 여겨지던 선수들이 줄줄이 새 소속팀을 찾았다는 점이다.
NC를 상징하던 나성범(33)은 총액기준 역대 최고액 타이기록(150억 원)을 세우며 고향 팀 KIA로 이적했다. 삼성에서 10년 동안 몸담고 지난해 팀의 주장 역할을 맡았던 박해민(32)도 가전제품 라이벌 팀인 LG로 향했다. 롯데에서 주장을 역임했던 것은 물론, 15시즌 동안 2077안타(KBO 역대 9위·현역 1위)를 쳐 영구결번을 눈앞에 뒀다는 평가를 받았던 손아섭(34)도 경남 지역 라이벌 팀인 NC 유니폼을 입으며 영광을 포기했다. FA시장 막바지에는 오랜 무명시기를 겪다 키움에서 ‘국민거포’로 성장한 박병호(36)가 디펜딩챔피언 KT와 손을 잡았다.
과거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팀 이동은 원 소속구단의 살림이 팍팍한 팀에서나 흔히 있을 일이었다.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보다 네이밍 스폰서들을 구하고 유망주들을 육성해 구단 살림을 운영해오던 키움의 경우 FA뿐 아니라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 등을 통해 선수들이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하는 등 유출이 잦았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오른 두산은 시즌을 치를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아 여러 명이 FA가 되면 다 잡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번에도 ‘S급’ 평가받던 김재환(34), 박건우(32)가 동시에 FA가 됐다. 두산은 김재환을 4년 총액 115억 원에 붙잡는데 성공했지만 박건우를 놓쳤다. 박건우는 NC와 6년 총액 100억 원에 사인했다.
하지만 이번 FA시장에서는 두 단골뿐 아니라 NC, 롯데, 삼성 등에서도 예비 프랜차이즈들이 팀을 떠났다. FA시장 초기만 해도 ‘NC맨’으로 분류됐던 나성범도 결국 의외의 판단을 내려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다.
각 구단들의 육성기조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따른다. 최근 수년 동안 여러 구단들이 육성을 기조로 베테랑을 나이가 찼다는 이유로 방출하거나 홀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적지 않은 나이에 FA라는 인생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원 소속팀과의 ‘정(情)’보다 금전 같은 ‘실리’에 방점을 두기 시작했다. 지난해 FA 계약으로 팀을 옮긴 한 선수는 “현 소속팀에서 계약당시 ‘주전보장’이라는 카드를 제시했다. 이전 팀에서 애매한 상황으로 있다가 몇 년 안에 정리대상이 될 바에 안정적인 환경에서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창단 첫 통합우승의 숨은 공신으로 베테랑을 꼽은 KT가 주장 황재균(35)을 잔류시킨 것을 비롯해 외부에서 박병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에이전트 제도가 정착되면서 앞으로 온정보다는 비즈니스적 판단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에이전트는 “선수는 몸담던 팀을 우선시할 수 있겠지만 여러 구단에 고객들을 두고 있는 에이전트들은 보다 이성적으로 판세를 분석한다. 여러 가치를 동등하게 두고 ‘윈윈’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NC를 상징하던 나성범(33)은 총액기준 역대 최고액 타이기록(150억 원)을 세우며 고향 팀 KIA로 이적했다. 삼성에서 10년 동안 몸담고 지난해 팀의 주장 역할을 맡았던 박해민(32)도 가전제품 라이벌 팀인 LG로 향했다. 롯데에서 주장을 역임했던 것은 물론, 15시즌 동안 2077안타(KBO 역대 9위·현역 1위)를 쳐 영구결번을 눈앞에 뒀다는 평가를 받았던 손아섭(34)도 경남 지역 라이벌 팀인 NC 유니폼을 입으며 영광을 포기했다. FA시장 막바지에는 오랜 무명시기를 겪다 키움에서 ‘국민거포’로 성장한 박병호(36)가 디펜딩챔피언 KT와 손을 잡았다.
과거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팀 이동은 원 소속구단의 살림이 팍팍한 팀에서나 흔히 있을 일이었다.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보다 네이밍 스폰서들을 구하고 유망주들을 육성해 구단 살림을 운영해오던 키움의 경우 FA뿐 아니라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 등을 통해 선수들이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하는 등 유출이 잦았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오른 두산은 시즌을 치를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아 여러 명이 FA가 되면 다 잡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번에도 ‘S급’ 평가받던 김재환(34), 박건우(32)가 동시에 FA가 됐다. 두산은 김재환을 4년 총액 115억 원에 붙잡는데 성공했지만 박건우를 놓쳤다. 박건우는 NC와 6년 총액 100억 원에 사인했다.
하지만 이번 FA시장에서는 두 단골뿐 아니라 NC, 롯데, 삼성 등에서도 예비 프랜차이즈들이 팀을 떠났다. FA시장 초기만 해도 ‘NC맨’으로 분류됐던 나성범도 결국 의외의 판단을 내려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다.
각 구단들의 육성기조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따른다. 최근 수년 동안 여러 구단들이 육성을 기조로 베테랑을 나이가 찼다는 이유로 방출하거나 홀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적지 않은 나이에 FA라는 인생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원 소속팀과의 ‘정(情)’보다 금전 같은 ‘실리’에 방점을 두기 시작했다. 지난해 FA 계약으로 팀을 옮긴 한 선수는 “현 소속팀에서 계약당시 ‘주전보장’이라는 카드를 제시했다. 이전 팀에서 애매한 상황으로 있다가 몇 년 안에 정리대상이 될 바에 안정적인 환경에서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창단 첫 통합우승의 숨은 공신으로 베테랑을 꼽은 KT가 주장 황재균(35)을 잔류시킨 것을 비롯해 외부에서 박병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에이전트 제도가 정착되면서 앞으로 온정보다는 비즈니스적 판단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에이전트는 “선수는 몸담던 팀을 우선시할 수 있겠지만 여러 구단에 고객들을 두고 있는 에이전트들은 보다 이성적으로 판세를 분석한다. 여러 가치를 동등하게 두고 ‘윈윈’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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