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반부패 투쟁은 영원한 길"..올해 당대회 앞두고 '사정 드라이브'
[경향신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반부패 투쟁을 강조하며 직접 당내 기강 잡기에 나섰다. 올 가을 열리는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장악력과 장기집권 명분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은 이에 맞춰 연초부터 강한 사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1일 각 성(省)과 부처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 정신 학습·관철 연구토론회’에서 “당풍·염정(廉政·청렴한 정치) 건설과 반부패 투쟁은 영원한 길 위에 있다”며 “한순간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인민일보가 12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어 “현재 반부패 투쟁이 압승을 거뒀고 전면적으로 공고해지고 있지만 전당 동지는 자기 혁명정신을 영원히 간직하고 권태로운 정서를 야기해선 안 된다”며 “쇠를 잡아도 흔적이 남고 돌을 밟아도 자국이 남을 끈기와 집념으로 당풍·염정 건설과 반부패 투쟁의 공격전·지구전을 계속해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기율과 국법은 누구든지 기율과 국법 상의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국무위원, 최고인민법원장과 검찰원장, 각 성·시·자치구의 주요 간부들이 모두 참석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전원과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도 참석한 자리였다. 연초부터 당·정 주요 간부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대대적인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올 가을 열리는 20차 당대회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시 주석은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직후부터 ‘부패와의 전쟁’을 내세워 정적들을 숙청하고 1인 지도체제의 기반을 닦아왔다. 공산당 총서기직 유임을 결정짓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올해 다시 한번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를 예고하며 권력 기반 공고화와 장기집권 명분 쌓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연초부터 이뤄지고 있는 공산당의 사정 작업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공산당 사정·감찰기구인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시 주석이 반부패 투쟁에 대해 역설한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재정부 자산관리사 부사장과 산둥(山東)성 공안청 형사수사총대장 등 6명을 엄중한 기율 위반과 위법 행위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12일에는 후베이성(湖北)성 샹양(襄陽)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주임이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당적을 박탈당한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기율·감찰위는 지난 8일에도 장융쩌(張永澤)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정부 부주석과 국유기업인 중국생명보험 왕빈(王濱) 회장이 엄중한 기율위반과 위법 혐의로 기율심사 및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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