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더라고요" SK 물세례, 감독도 예외 없었다

최창환 2022. 1. 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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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방송사 인터뷰 중인 이를 향한 물세례. 감독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단독 1위로 맞은 SK 선수들이 전희철 감독에게도 거침없이 물을 쏟아부으며 단독 1위의 기쁨을 만끽했다.

서울 SK는 지난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84-76으로 승리했다. 1위 SK는 올 시즌 팀 최다인 6연승을 질주하는 등 최근 11경기에서 10승, 2위 수원 KT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리며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다.

전희철 감독은 “목표보다 너무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서 기분 좋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선수들이 부상 없이 잘해준 게 너무 고맙다. 시즌 초반 2연패 하는 등 위기도 잠깐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최근에 어려웠던 경기를 역전승으로 만들어줘서 전반기 막판으로 갈수록 팀이 더 강해진 느낌을 받았다. 후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간다면, 팬들이 기대하시는 것 이상의 성적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SK는 시즌 중반부터 홈경기 승리 후 중계방송사 공식 인터뷰를 진행하는 선수에게 물을 쏟아붓는 세리머니를 해왔다. 프로야구에서는 보편화된 세리머니지만, 프로농구에서 물세례는 챔피언결정전이 아니면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SK가 꾸준히 시도한 이후 원주 DB 선수들도 모처럼 중계방송사 인터뷰에 임한 김종규에게 물을 쏟아부은 바 있다.

최부경은 “(허)일영이 형 인터뷰가 시작이었다. 일영이 형이 우리 팀 온 후 처음으로 인터뷰를 하실 때 개인적으로 ‘SK 일원이 되셨다’라는 느낌이 들어서 축하의 의미로 물을 부었다. 이걸 시작으로 모든 수훈선수 인터뷰 때 물을 붓는 게 전통처럼 되어버렸고, 덕분에 저도 한 번 맞았다(웃음)”라고 말했다.

11일 LG전 이후 인터뷰 대상은 팀을 단독 1위로 이끈 전희철 감독이었다. 아무리 수장이라 해도 예외는 없었다.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기회를 엿보던 주장 최부경과 최준용, 최원혁은 이내 눈빛을 교환한 후 전희철 감독을 향해 돌격했다. 최준용이 전희철 감독의 뒷덜미에 물병을 꽂은 것도 팬들에게 깨알 같은 재미를 준 요소였다.

“예상하고 있었다. 순간 ‘째려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냥 안 쳐다봤다. 물병 꽂은 게 (최)준용이라는 것도 영상을 다시 봐서 알았다.” 전희철 감독의 말이다. 전희철 감독은 이어 “오히려 기분 좋았다. 그만큼 선수들과 거리낌 없이 지내고 있다는 것 아닐까. 위아래 없는 것과는 다르다. 선수들이 물 쏟아붓는다고 기분 나쁠 감독님은 없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최부경 역시 “당연히 선수가 인터뷰하는 줄 알았는데 정장 입고 계신 분이 있더라.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다’ 싶었다. 다들 신나서 했다(웃음). 감독님이 엄격한 이미지로 알려졌지만, 평소에는 장난도 많이 치신다. 그래서 저희도 스스럼없이 (물세례를)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문경은 전 감독이 이른바 ‘형님 리더십’으로 불렸다면, 전희철 감독은 수석코치 시절부터 선수들을 따끔하게 질책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감독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전희철 감독이 최근 KT와의 경기 도중 작전타임에서 극대노한 장면도 화제를 모았다.

전희철 감독은 “코치 때는 더 많이 화를 냈지만, 자칫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어서 감독이 되니 조심스럽더라. 사기 떨어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팀을)깨우는 데에 목적을 두고 했던 말이다. 물론 선수들은 잘할 때도, 못할 때도 있는데 못할 때마다 계속 화낼 순 없다. 그땐 ‘정신 안 차리면 큰일 나겠구나’ 싶어서 채찍을 들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희철 감독은 감독 부임 첫 시즌부터 올스타게임 감독을 맡게 됐다. KBL은 올스타게임 감독 선임 시점 기준 정규리그 1위 팀 감독이 팬 투표 2위 팀(허훈), 정규리그 2위 팀 감독이 팬 투표 1위 팀(허웅)을 맡는 방식으로 코칭스태프를 편성했다.

KBL은 SK가 2위였던 지난주에 올스타게임 코칭스태프 구성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전희철 감독은 허웅 팀의 지휘봉을 잡는다. 손창환 안양 KGC 코치,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가 전희철 감독을 보좌한다. 전희철 감독은 “감독 첫 시즌에 올스타게임 감독까지 하게 됐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건 없다. 시키는 대로 잘하고 오겠다”라며 웃었다.

#사진_점프볼DB(문복주,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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