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700선 간다고?"..올해만 삼성전자 1조6000억 판 기관, 곱버스 올라탔다

김정은 2022. 1. 1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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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올해 들어 1.69% 하락
금융투자, 곱버스 '줍줍'
증권가 "2700선까지 하락 위험"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8.17포인트(0.95%) 내린 2,926.72, 코스닥지수는 14.78포인트(1.49%) 내린 980.38에 거래를 마친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 뉴스]
기관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팔고 '곱버스'(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가장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은 지수 반등보다는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긴축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위험 대비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 갈 길 먼 '삼천피'...기관 올해 4조 넘게 순매도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기관은 올해 첫 증시 개장일이었던 3일부터 전날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2158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로만 보면 그 다음 순인 POSCO(1061억원)의 2배를 웃도는 압도적 1위다. 곱버스는 코스피200 지수가 1% 하락했을때 2%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대로 코스피가 1% 오르면 수익률은 -2%가 되는 전형적인 고위험 상품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이달들어 곱버스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은 지수의 추가 하락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관 중 금융투자가 KODEX 200선물인버스2X 매수를 주도하고 있다. 금융투자는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 215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금융투자는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자(PI, Principle Investment)가 대부분으로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투자가 다른 기관 투자자들과는 달리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것을 고려하면 빠른 시일 내 코스피의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1.69% 하락했다. 지수는 지난달 29일 3000선을 내준 이후로 '삼천피'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날엔 코스피가 장중 한때 2909선까지 내려앉으며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을 키우기도 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매서운 '팔자'가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기관은 올해만 코스피 시장에서 4조 원 어치 넘게 물량을 내놨다. 특히 국내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고 있다. 기관은 이달 3일부터 전날까지 삼성전자 주식 1조6015억 원 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코스피가 약세를 거듭하다보니 KODEX 200선물인버스2X 수익률은 상승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약 3% 올랐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지난 10일에는 장중 한때 226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2260원까지 오른 건 지난달 20일 이후 12거래일 만이다.

◆증권가 "미 연준 긴축 부담, 변동성 커질 것"

증권가에서는 향후 코스피 흐름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올해 1분기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부담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다만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추세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늦어도 한 달 내에는 그 우려가 해소될 것이란 설명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과는 달리 연준의 자산 축소는 유동성 흡수를 의미하므로 변동성 확대 대비가 필요하다"며 "코스피가 2018년 미국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국면에서 20%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2700∼2800대까지 하락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성장률과 실적 예상치를 감안한 적정수준을 감안하면 추세적 하락 위험은 낮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 정상화는 이미 작년부터 시장참여자들이 대비해왔던 것이긴 하지만 '양적완화축소→금리인상→양적긴축' 간 시차가 과거 사이클에 비해 짧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불안의 근원"이라며 "3월 금리인상은 이제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이나 이후의 긴축 속도는 지표에 따라 변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시장 대응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실질 금리 반등세가 지속하면서 2∼3개월 정도 위험자산 전반이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이라며 "경기선행지수 하강 구간에 이뤄지는 긴축이어서 시장이 더 거칠게 저항할 수 있다"고 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화됨에 따라,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및 양적긴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이라며 "1월말 초대형 IPO 이벤트와 미 연준의 올해 통화정책 기조가 발표되는 FOMC를 앞두고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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