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 노모 위해 개발했다" 100만병 팔린 K뷰티 샴푸 "살려달라"

오정은 기자 2022. 1. 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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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신 교수·모다모다 "안전성 검증받겠다..식약처 행정고시 유예 호소"

#지난 2013년 봄, 두피가 아파 염색을 포기하고 백발로 살아가는 어머니를 위해 이해신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사과의 갈변 원리를 이용해 머리카락을 갈색으로 물들이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어머니와 같이 나이드신 분들이나 두피가 민감해 염색을 못하는 사람들이 고통 없이 염색할 수 있을까?" 이해신 교수는 장기간 연구하던 폴리페놀 성분의 갈변과 접착 원리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탄생한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백발로 고통받는 부모님과 기존 염색약을 쓸 수 없던 암환자까지 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지금 생산중단 위기에 처했다. 갈변을 일으키는 핵심 성분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식약처가 화장품법을 고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는 12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모다모다가 1분기에 진행할 자사 제품의 추가 유전독성 테스트 결과가 나올 때까지 행정고시 유예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화장품 시장을 선도할 K뷰티의 혁신제품 '모다모다 블랙샴푸'에 대한 식약처의 행정고시 유예와 화장품법 개정안 재검토를 간곡히 호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8일 갈변샴푸로 유명한 모다모다 블랙샴푸의 주요 원료를 금지품목으로 지정했다. 제품 출시 5개월 만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모다모다 샴푸의 주 원료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를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로 추가한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1월17일까지 의견을 받겠다고 밝혔다.

"샴푸로 머리를 감았더니 염색이 된다"는 K뷰티 혁신제품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지난해 8월 출시 후 100만병이 팔려나가며 '4050 대란템'이 됐다. 특히 혁신제품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소비자들은 통념을 뛰어넘는 신제품의 출현에 열광했고 염색약의 부작용에 시달리던 고객들은 모다모다 블랙샴푸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이 샴푸는 사과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의 갈변 원리를 이용해 약 2~3개월간 사용하면 머리카락의 색상이 자연스러운 갈색으로 변하는 특성이 있다.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사진=뉴시스

하지만 식약처는 모다모다 블랙샴푸의 갈변을 일으키는 핵심 성분인 THB가 피부감작성(가려움증, 붉어짐 등 피부가 민감해지는 현상)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유럽에서는 THB가 들어간 제품 출시를 금하고 올해 6월부터 판매 금지에 들어간다. 모다모다는 THB 성분을 넣은 염색약과 씻어내는 특징을 가진 샴푸(화장품으로 분류)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특히 모다모다는 블랙샴푸에 소숫점 이하로 소량 함유된 THB 성분이 대한 무해성 입증 자료를 이미 식약처에 수차례 제출하기도 했다.

이해신 교수는 "모다모다 블랙샴푸는 염모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제품인 동시에 세계시장을 이끌 수 있는 K뷰티의 기술력을 증명하고 있다"며 "이 제품을 출시 초기단계부터 독성이 강한 기존 염모제로 염색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위해 개발됐으며 수차례의 공인 임상기관을 통해 제품 안정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다모다 블랙샴푸에 함유된 THB 성분은 극소량이며 다수의 연구를 통해 인체세포에 무해하다는 사실을 이미 입증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규리 경상대학교 약학과 교수도 "유럽에서 THB 성분을 사용금지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해당 실험은 염색약처럼 20~30분 장시간 사용하는 상황에 기반해 실시됐다"고 덧붙였다. 이혁진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는 "보고서에서도 THB가 염모제 성분과 같이 쓰일 때조차도 포유류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며 "무엇보다 그런 (염모제의) 실험 조건과 모든 상황이 다른 제품(샴푸)인 모다모다가 이번 행정조치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해신 교수는 이번 식약처 행정예고의 재검토를 요청하기 위해 모다모다가 진행하고 있는 추가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다시 한번 안전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과 정부인증의 민간 비임상시험기관 켐온을 통해 해당 제품의 인간 두피세포(Derma Papiloma/ORS) 2종 대상 색체 이상 유무 시험, EU SCCS에서도 진행하지 않은 쥐 골수세포 대상 유전독성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안정성을 또 한번 입증해내겠다는 것이다.

배형진 대표는 "식약처가 행정예고안을 재검토할 수 있도록 전문의약품 수준의 유전독성 검사를 진행할테니 기다려주실 것(고시 연기)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모다모다와 카이스트는 식약처 행정예고에 대한 반박 의견 및 근거를 정식으로 제출할 예정이며 이번 개정안 내 THB 사용금지 목록 추가 항목에 대한 근거 정보 공개와 THB 사용금지 목록 추가에 대한 세정제 예외조항 신설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다모다는 지난해 8월 모다모다 블랙삼푸를 출시 후 국내에서 150만병을 생산해 약 3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등 해외에 수출된 물량도 매출 기준 280억원에 달한다. 식약처의 화장품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모다모다 블랙샴푸는 6개월 뒤 생산이 중단되고, 향후 2년 뒤에는 판매도 금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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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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