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멸공'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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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불붙인 '멸공(滅共)' 논란이 '색깔론'으로 정치권에 번지면서 대선 이슈화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셀럽인 정 부회장이 "오로지 위(북한)에 있는 애들을 향한 멸공"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다가 반발이 거세지며 주가에 영향을 끼치자 사과했다.
그런데 이 시점에 정 부회장의 '멸공' 주장이 20·30대와 60세 이상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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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불붙인 ‘멸공(滅共)’ 논란이 ‘색깔론’으로 정치권에 번지면서 대선 이슈화하고 있다. 파를 왼손에 들면 ‘좌파’, 멸치와 콩을 먹으면 ‘우파’라는 우스갯말과 인증샷이 SNS에 유행이다. 인스타그램의 셀럽인 정 부회장이 “오로지 위(북한)에 있는 애들을 향한 멸공”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다가 반발이 거세지며 주가에 영향을 끼치자 사과했다. 북한의 도발이 기업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한 정 부회장의 소신 한마디가 이렇게 뭇매를 맞고 있다. 공교롭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이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 소속 경영인과 간담회에서 재계 10위인 신세계그룹을 제외하다 보니 ‘보복’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공산주의 북한과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한 대한민국이 전쟁을 치르고 분단된 환경에서 색깔론은 매우 민감한 단어다. 과거 독재정권이 노동운동이나 좌파 진보주의 운동을 ‘빨갱이’로 규정해 탄압하는 등 정치적으로 이용하다 보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도 매카시 선풍 이후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는 일종의 고정관념이나 강박관념으로 취급해 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생 ‘빨갱이’ 프레임으로 고초를 겪다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논란이 잦아들었다.
소련의 해체와 동유럽의 붕괴, 중국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도입 등으로 공산·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레드 콤플렉스는 설 자리를 잃었다. 국내에서도 1987년 민주화 이후 김대중·노무현 등 진보 진영 대통령이 연이어 탄생하면서 “북한과의 체제 경쟁은 끝났다”며 색깔론의 종식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 시점에 정 부회장의 ‘멸공’ 주장이 20·30대와 60세 이상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20대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는 중국과 북한이라는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시진핑(習近平) 이후 중국은 과거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공산 독재국가로 회귀하고 있다.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 보유국이 됐다. 이들이 더 분노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친중·친북 노선으로 국가적 자존감이 떨어졌다는 데 있다. 김여정의 하명(下命)이나 중국의 외교 홀대엔 한마디도 못하면서 ‘멸공’엔 스타벅스 커피도 마시지 않겠다는 결기가 나오는 이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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