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가장 넓은 책.. 국내외 역사탐방으로 세상 읽게해줘요"

최준영 기자 2022. 1. 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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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뒷줄 오른쪽) 청운중 교사와 제자들이 2018년 8월 9일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마을에 있는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 기념비를 방문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청운중 학생들이 지난해 4월 30일 학교 내 별관 청운열린터에서 진행된 학교 공간 혁신사업 중간보호회에서 최종 설계안을 검토하는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 청주 청운중학교 박민주 교사

러시아내 독립운동 사적지 등

교직생활후 10여차례 다녀와

익숙한 세상 떠나 낯섦에 도전

다양한 체험으로 시야 넓혀줘

‘학교 공간 혁신’ 공모에 뽑혀

교내 휴식·토론 공간 마련도

“학생들이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것, 낯선 것 등에 너무 겁먹지 말고 일단 자신감을 갖고 부딪쳐봤으면 좋겠습니다. 어렵더라도 도전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거든요.”

충북 청주시 청운중의 박민주(여·31) 교사는 “해보지 않은 일은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막상 시작해보면 생각보다 간단한 경우가 많다”며 “특히 학생들이 새로운 것과 접하는 과정에서 자아가 확장되고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역사 과목을 담당하는 박 교사는 이 같은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평소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4년부터 교직 생활을 시작한 박 교사는 그간 제자들과 10여 차례나 국내외 역사탐방을 다녀오는 등 ‘모험’을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하긴 했지만 2018년에는 충북교육청 공모에 선정돼 처음으로 해외 현지답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당시 역사토론 동아리 소속 학생 3명과 함께 5박 6일간 러시아 내 독립운동 사적지 등을 방문했다. 박 교사는 “당시 학생들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까지 가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먹고 자면서 일출을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특히 연해주 지역에서 활동했던 여러 독립운동가의 행적과 생애를 면밀히 살펴볼 기회도 가지게 돼 더욱 알찬 시간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박 교사가 학생들에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세를 강조하는 것은 그의 대학 시절 경험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대학에 들어간 20세 이후부터 짐을 꾸려 새로운 곳으로 훌쩍 떠나는 배낭 여행을 시작하게 됐고, 익숙한 세상으로부터 떠나 있는 경험이 자신을 보다 성장시켰음을 체감했다. 박 교사는 “넓고 다양한 세상을 직접 부딪치고 경험하면서 내 안의 편협한 시선을 거두고 다른 세상과 사람들을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아를 확장시키고 세상을 이해하는 시야를 넓힐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양한 탐방 활동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학생들과 러시아 외에 서울 민주인권기념관, 인천 차이나타운 등 개항장 유적지, 충남 공주 백제 역사 유적지 등 전국 곳곳의 다수 역사 공간도 다녀왔다. 그는 특히 2019년 7월 동아리 학생들과 방문했던 서울 용산구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이 기억에 남는다고 미소를 지었다.

당시 다문화 체험을 위해 이슬람 사원을 찾았던 학생들이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을 진지하게 관찰하고 사원 관계자로부터 교리에 대한 설명도 들으면서 타문화를 이해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이 이태원 일대에서 터키 음식 등 다양한 해외 음식 문화 체험을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박 교사를 흐뭇하게 했다. 박 교사는 “많은 학생이 새롭고 낯선 것에 도전하면서 단지 수업만 듣고 집에 가던 이전의 수동적인 태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스스로 학교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거나 자신들을 위한 행사나 복지사업 등을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점은 큰 성과”라고 소개했다.

박 교사는 대표 사례로 지난해 충북교육청 공모에 선정돼 추진한 ‘학교 공간 혁신사업’을 들었다. 지난해 3월 시작해 같은 해 11월 완료한 이 사업은 획일적 형태로 지어진 학교 공간을 학생들이 직접 주도해 필요에 맞게 더 생동감 있고 능동적인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에 따라 선발된 14명의 학생은 고민과 연구 끝에 건물 본관과 별관을 이어주는 2층과 3층 통로를 ‘휴식과 놀이’ ‘자습과 토론·회의’ ‘전시와 공연’ 공간으로 조성키로 결정했다. 이후 대학 건축과 교수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제 설계·공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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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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