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 사이에 엄마가 있을까.. 꿈에서라도 한 번만 안아줘

기자 2022. 1. 12. 11: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안녕, 엄마! 나 엄마의 예쁜 장녀 민영이야.

5학년 때까지는 부끄러워서 못 썼고, 6학년 때는 솔직히 엄마가 죽은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나 봐.

'언제나 아름다웠던 엄마'라고 쓴 건, 엄마는 언제나 아름답고 예쁘지만 내가 그걸 못 보잖아.

난 이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도 생겼고, 소중한 친구들도 생겼지만 엄마 자리는 그 누구도 못 채워주나 봐.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교육부장관賞 조민영

To. 언제나 아름다웠던 나의 엄마

안녕, 엄마! 나 엄마의 예쁜 장녀 민영이야. 엄마한테 편지 쓰는 건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 처음이네!

5학년 때까지는 부끄러워서 못 썼고, 6학년 때는 솔직히 엄마가 죽은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나 봐. 엄마가 죽은 게 정말 믿기지 않았거든. 그냥 잠시 출장 갔거나 놀러 갔다고만 생각하고 억지로 믿었었어.

하지만 이제는 진짜 하나하나 자각하고 있어. 교복을 같이 보러 가 주고 내 가정통신문에 사인해주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 챙겨줄 수 있는 엄마가 없다는 게. 슬프지만 자각하는 게 맞겠지? 사실은 지금도 엄마가 내게 와서 안아줄 것 같아. 따뜻한 품에 정말 안기고 싶어.

‘언제나 아름다웠던 엄마’라고 쓴 건, 엄마는 언제나 아름답고 예쁘지만 내가 그걸 못 보잖아. 그래서 서운해서 과거형으로 썼다! 꿈에서라도 와서 보여주지…진짜 서운해.

난 이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도 생겼고, 소중한 친구들도 생겼지만 엄마 자리는 그 누구도 못 채워주나 봐. 저번에 민정이랑 꽃을 보고 있는데 흰나비가 온 거야. 난 그게 엄마라고 믿고 싶어. 흰나비는 죽은 사람이 찾아온 거래. 나랑 민정이, 재성이는 잘 지내고 있어.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전하지를 못해서 너무 아쉬워.

아쉬움은 아직도 많이 남았나 봐. 엄마랑 함께했던 하루하루가 그립고 아쉬워. 내 생일 때 꿈에도 안 오고…오늘은 와줘! 편지 답은 줘야지! 편지를 쓰는 데 자꾸 눈물이 나서 펜을 들 수가 없어. 내 인생 잘 살아가도록 도와줘. 그러면 나도 힘낼게.

나의 찬란한 우주, 나의 한 세계였던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해. 있을 때 잘했을 걸 싶다. 나 사실 안 괜찮다. 괜찮은 척하기도 힘들다. 정말 나도 지쳐 엄마. 나 한 번만 안아줘. 그러면 나 괜찮아질 것 같아. 꿈에서라도 좋으니까 한 번만 안아주라.

엄마는 은하수를 본 적이 있다고 했잖아. 은하수는 어때? 그때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고 했었잖아. 그 별들 사이에 엄마가 있을까 싶기도 해. 손을 아무리 뻗어도 닿지 않을 만큼 멀지만 내게는 가까이 있지. 이 말이 우리를 잘 표현하는 것 같아. 엄마, 편지는 수령인이 없어도 발송은 된대. 그 대신 반송이 될 뿐이지. 난 부디 이 편지가 반송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의 세상이자 별, 달과 해였던 엄마. 이 편지를 읽고 부디 꿈에 와 답신을 해주길 바라. 은근 나 기대하고 있는 거 알지? 내 성격 알잖아. 잘 삐지는 거! 가끔 정말 도망쳐버리고 싶을 때가 있어. 정말 보고 싶어 엄마. 몇십 년만 기다려줘요. 열심히 살다가 갈게. 그때 잘했다고 부디 안아주길 바라요. 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 편지를 보내요.

Your Love 올림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