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생존".. 금융계, 사령탑 바꾸고 디지털·혁신 승부

정선형 기자 2022. 1. 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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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금융권에는 세대교체 바람이 어느 때보다 거세게 불고 있다. 보다 과감한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다. 지난 한 해 동안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금융산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기존 금융권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낀 상황과 무관치 않다. 지난 5일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까지 본격 시행되면서 다방면으로 금융권 사업을 확장할 필요성도 생겼다. 전통 금융권은 “금융사들이 방심하다가 빅테크에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혁신의 새 바람을 주도할 인물 역시 생동감 있는 세대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곳저곳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빅테크도 젊은 얼굴로 진용을 새로 짜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전통 금융권과 대결을 벌일 만하다”는 도전 의식을 키우고 있다.

◇‘젊은 리더’ 교체로 승부수 = 금융권에 혁신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연말연시 단행된 금융사의 조직 개편 키워드는 ‘젊은 리더’ ‘여성 리더’ ‘외부인재 수혈’로 요약된다. 특히 전통 금융권 수장에 1963∼1966년생이 자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가장 주목받은 리더는 KB국민은행을 이끌 1966년생 이재근 은행장이다. 역대 최연소 은행장인 동시에 현재 5대 시중은행장 가운데 가장 젊다. 은행장이 젊어진 만큼 역동적인 조직문화 창출을 위해 대대적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우선 금융플랫폼 본부 신설이 눈에 띈다. 본부에서는 KB스타뱅킹 등 기존의 KB플랫폼을 금융을 넘어 일상생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확장하는 업무를 추진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펀드 서비스, 디지털 신사업, KB 모바일 인증, 공급망 금융, 기업자금 관리, 기업 뱅킹, 기관 영업, 글로벌 디지털 등 8개 부문을 데브옵스 조직으로 개편했다. 데브옵스는 IT 기업에서 유래한 모델로 개발자와 운영 담당자 사이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지는 조직을 말한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도 1965년생으로 금융권에서는 젊은 리더에 속한다. 그의 주안점도 ‘플랫폼’ 사업이다. 금융사가 디지털 기술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이 사장은 앞으로 메타버스와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사업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사업의 빠른 안정화와 전략적 확대를 추진하고, 전문 프로세싱대행사(PA)로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등 신규 사업 수익 기반을 지속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소통과 활력의 리더십 = 1964년생인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역시 ‘소통’을 앞세우는 젊은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홍 사장은 새해 첫 근무일인 지난 3일 서울 강북구의 삼성화재 길음지점을 찾았다. 일선 지점에서 설계사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홍 사장 또한 적극적인 디지털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는 “빅데이터 기반의 역량을 강화하고, 업무 프로세스상 가능한 모든 부문의 디지털화를 추진해 나가자”고 지시했다. 1963년생인 황준호 유진저축은행 대표도 디지털 뱅크로의 성장이 목표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고객에게 더 편리하고, 빠르고, 좋은 금리를 제공하는 디지털뱅크’를 모토로 회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부동산리츠 전문회사인 신한리츠운용에는 1969년생인 김지욱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이 내정됐다.

◇여성 리더, 개방적 분위기 만들어 = 금융권에 여성 리더들도 속속 입성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전문회사인 신한DS에 조경선 부행장을 추천했다. 그룹 최초 여성 CEO다. 조 부행장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대고객마케팅,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관련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조 부행장은 신한은행 공채 1기 출신으로 금융권 최초의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Sheroes)’ 1기 과정을 수료한 그룹 내 대표적인 여성 리더로 꼽힌다.

디지털 ICT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을 총괄하는 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CDO)에는 김명희 부사장이 새로 영입됐다. 1968년생인 김 부사장은 지난 2017년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에 임명돼 디지털 혁신을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IBM과 SK텔레콤에서 다수의 디지털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역량을 증명한 바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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