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감독 "이세영 이준호, 감독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조합"[EN:인터뷰②]

박수인 2022. 1. 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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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정지인 감독이 '옷소매 붉은 끝동' 출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지인 감독은 최근 뉴스엔과 서면으로 진행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극본 정해리/연출 정지인 송연화) 종영 인터뷰를 통해 배우 이세영, 이준호, 이덕화 등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밝혔다.

정지인 감독은 이세영, 이준호를 두고 "둘 다 쉽게 만족하지 않는 배우들이다. 배려심도 많고 상대방과의 연기 합을 누구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감독의 입장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이었다"며 "특히 멜로물에서는 두 배우의 합과 케미가 중요한데, 세영 씨와 준호 씨는 리허설 중 끊임없이 상의하며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할 지에 대해 상대방과 맞춘다. 물론 그 사이에는 세상 희한한 장난도 섞여 있기 때문에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웃다가 정신 못 차리는 적도 많았다. 새삼 저렇게 장난 치다가도 슛을 들어가면 산과 덕임이 되어 초집중하는 모습에 언제나 감탄했다"고 극찬했다.

성덕임 역 이세영에 대해서는 "장난스러운 모습과는 다르게 세영 씨는 절대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언제나 들고 다니며 뭔가를 잔뜩 적어놓고 리허설 중에도 계속 메모를 하더라. 스스로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제가 오케이를 해도 다시 찍고 싶다고 꼭 얘기를 한다. 이유가 명확하고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은 배우의 요구를 거절할 감독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모니터링은 따로 하지 않는다. 이유를 물어보면 '감독님이 알아서 할 테니 본인은 안 봐도 된다'고 한다. 최선을 다해 표현하고 감독에게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안겨주는 연기자이다. 가끔 근로 시간에 쫓겨 세영 씨가 다시 찍고 싶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넘어가야 하는 순간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산 역 이준호에 대해서는 "준호 씨는 현장에서 어지간하면 대본을 보지 않았다. 언제나 완벽하게 숙지하려고 하는 스타일이었고 모든 걸 준비해서 현장에 나타난다. 대사를 외우는 게 어렵다고 얘기하면서도 긴 대사량을 막힘 없이 술술 하면서 감정 연기도 섬세하게 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면 언제나 물어본다. 본인 연기가 어땠는지에 대해. '너무 좋았고, 오늘 이 씬 완전 찢었고 아까 찍은 그 커트는 꿈 속에 나오겠다'고 얘기해도 언제나 아쉬워하는 눈빛이었다. 내가 뭘 놓친 게 아닌지 편집실에 가서 또 확인하게 만드는 연기자"라고 설명했다.

정지인 감독은 "두 배우가 욕심껏 연기한 산과 덕임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다. 저 역시 많이 사랑했다. 아직 보낼 준비가 안 됐는지 방송이 끝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꿈 속에 산과 덕임이 계속 나온다. 산과 덕임의 행복한 순간이 영원이 되었듯이 이준호와 이세영이 앞으로 언제나 행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세영, 이준호와 현대극에서 만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배우와 작품을 하는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준호 이세영 배우와 인연이 닿아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고 이 인연이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질 지는 궁금하다. 사실 사극 분장을 벗은 두 배우를 가끔 현장에서 못 알아봤기 때문에 현대극을 할 경우에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잘 되질 않는다. 언젠가 또 만날 수 있다면 또 다시 즐겁게 작품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시 만날 운명이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영조 역을 맡았던 배우 이덕화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앞서 이덕화는 '옷소매 붉은 끝동' 제작발표회 당시 정지인 감독을 두고 "남자보다 세 배 낫다"고 칭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이덕화 배우님이 그런 말씀을 해 주신 게 무척 감사했다. 어떤 부분에서 저 세 배라는 숫자가 나온 건지는 저도 정말 궁금하다"며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이신데 만족스러운 현장의 기억을 안겨드리게 되어 뿌듯하다. 제가 뭔가를 잘했다기보다 선생님의 연기에 대한 열정과 후배들과 제작진에 대한 애정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대본 상황에 맞춰 사소한 동작도 다 계산을 해오시고, 본인이 연기할 때뿐만 아니라 상대방 커트를 따는 순간에도 모든 대사를 최선을 다해 맞춰주시는 선생님의 열정에 현장에 있는 모두가 감동했다"고 공을 돌렸다.

명장면으로는 5회 엔딩을 꼽았다. "5회 엔딩에서 시경을 낭독하던 중, 영조의 난입 이후 덕임이 산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엔딩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정지인 감독은 "드라마 전개상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고, 산과 덕임,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동궁 처소 세트가 세워지자마자 두 사람의 위치를 어디에 놓을 지 고민했고, 촬영감독과 조명감독에게 그림자를 이용한 투샷을 꼭 찍겠다고 했다. 그림자 때문에도 그렇고 초반의 세트 촬영이라 조명과 촬영장비 세팅도 한참 걸렸다. 점심 먹고 리허설을 시작해서 밤 1시가 꼬박 넘어 촬영이 끝난 후에 (이)세영 씨랑 (이)준호 씨가 기운이 다 빠진 상태로 저한테 와서 셋이 부둥켜 안았다. 셋 다 완전 지쳐 있는 상태로 얼싸 안고 '너무 고생했으니 빨리 퇴근하자'고 했다. 그 와중에도 둘 다 저한테 '만족스럽게 나왔냐'고 물어보더라. 설레는 감정에서부터 분노와 당혹감, 그리고 충심과 연심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릴레이를 배우들 모두가 훌륭하게 소화한 덕분에 저에게는 최고의 장면 중 하나로 남아있다. 드라마의 수많은 엔딩 중 초반에 찍은 만큼 더욱 애착이 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인물들을 매력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리기 위해 했던 노력은 무엇이었을까. 정 감독은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인물들을 위해서 저의 노력보다는 이준호 이세영 배우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후반부는 배우들의 캐릭터에 대한 해석과 몰입도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얹어가는 기분이었다. 대본으로 볼 때 명확하지 않았던 부분도 리허설을 하면서 충분히 납득했다. 현장에서 둘의 연기를 일차적으로 즐기고 편집을 하면서 이차적으로 즐기는 과정이 마지막 방송까지 이어졌다. 온전히 산과 덕임으로 살아가고 있던 준호 씨와 세영 씨 덕에 끝까지 지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다"고 답하며 또 한 번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애정이 큰 작품이었기에 마지막회 편집을 하며 많이 울기도 했다고. 정 감독은 "내용 때문에도 많이 울었지만 이제 드디어 끝이 왔다는 생각에 참 많이 울었다. 하지만 음악작업과 편집 때문에 반복적으로 보면서 다양한 구간에서 눈물이 터져 계속 눈이 부은 채로 마지막 후반 작업을 했다. 다리 위에서 덕임이 덕임에게 이별을 고하는 장면과 산이 덕임의 저고리를 끌어안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엔딩은 봐도 봐도 계속 울어서 마지막 후반 작업 내내 괴로웠다. 마지막 두 회는 본방송으로 본 후 다시 안 보고 있다. 짧은 클립이나 메이킹도 보지 않고 있다. '과몰입 좀 그만해!' 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해 보지만 꽤 오래 갈 것 같다"고 눈물의 이유를 덧붙였다. (사진=MBC '옷소매 붉은 끝동')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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