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군인'이 북한 군복을 입었다고? [왓칭]

박은주 에디터 겸 에버그린콘텐츠부장 2022. 1. 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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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마더/안드로이드'
로봇의 인간말살작전에 인간의 대응법은
'안전한 나라' 코리아 군인의 터무니없는 복장 논란
집집마다 AI로봇을 가정부, 집사로 쓰는 근미래. 임신을 확인한 뉴욕의 여대생 G(클로이 모레츠)는 마음이 어지럽다. 샘(알지 스미스)이 정말 내 인연이 맞을까. 바로 그 크리스마스 날 저녁, 안드로이드 OS(운영체계)에 버그가 생기며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로봇의 원칙이 깨진다. 로봇은 무한대 폭력으로 인간을 살상한다. 동시다발적 공격으로 미국이 초토화되고, 몇몇 도시에만 인간이 생존하는 상황. 인간의 무기는 오로지 일회성 EMP(Electromagnetic Pulse) 방어 뿐이다. 한국으로 가는 탈출선이 보스턴에서 뜬다는 말을 믿고 둘은 그 곳을 향한다.
SF 영화 '마더/안드로이드' /넷플릭스

클로이 모레츠는 매력적인 배우다. 그 배우가 로봇에 쫓기는 임산부 역할을 했다. 로봇과 생명의 다툼. 멋진 출발이다.

사랑 때문에 손해보는 판단도 불사하는 인간과 오로지 ‘생존본능’만 있는 로봇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인간애, 사랑, 모성애 같은 감정은 ‘인간 생존’을 위협하는 일종의 ‘버그’일까. 영화 ‘마더/안드로이드’는 생존의 위기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더 깊이 묻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걸 SF영화로 묻는 것 자체가 ‘버그’였다. ‘마더/안드로이드’의 후반부는 철 지난 신파가 반복된다. 영화 중반 이후는 온돌방에 눌어붙은 캬라멜처럼 늘어진다.

그나마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조력자로 나오는 로봇 프로그래머 아서(라울 카스틸로). 안드로이드 제조사 출신인 그는 로봇의 추적을 피하는 ‘투명 인간 망토’를 발명해 살아남았다. 그는 G와 샘을 돕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다. G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안드로이드는 인간의 프로그램을 해킹했다. 인간 최대 약점인 ‘사랑’을 파고 든다. 무엇보다 네가 먼저 살아남아야 한다.” 아서의 ‘반전’이 이 영화 최대의 볼거리.

영화 보기가 매우 지루했던 기자는 아서(Arthur)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졸음에서 깨어났다. 그 이름이 영국 SF 작가 아서 클라크(Arthur C. Clarke)에서 따온 것은 아닐까하는 짐작 때문이었다. 자유의지를 가진 인공지능 컴퓨터 ‘할’(‘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이라는 캐릭터를 만든 그 아서 클락에 대한 오마주로 이 영화에서 ‘아서’란 이름을 갖다 쓴 건 아닐까. 이런 망상으로, 계속 시청이 가능했다.

'마더/안드로이드'의 '코리아' 군인들. 흡사 북한 장교같다. /넷플릭스

가장 코믹한 대목은 영화 마지막 장면, ‘코리아’ 군인들이 나오는 장면이다. ‘큰배(Kunbae)’호를 타고 ‘로봇 난민’을 데리러 온 이 한국 군인들은 ‘북조선’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있다.

기자는 SF영화라면 아무리 허섭한 스토리라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미래를 상상하는 캐릭터, 미술 소품 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그런 미덕도 적다. ‘와우’로 시작해 ‘어우’로 이어지다 ‘아휴’로 끝난다. 훌루 오리지널 작품이다.

한줄평

상상력도, 철학도, 액션도 없는 SF 영화.

개요 l 미국 l SF 영화 l 2022 l 1시간51분

등급 15세 관람가

감독 맷슨 톰린

평점 ⭐IMDb 4.8/10 🍅로튼토마토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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