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서 숱한 고위직 제안..끝내 거절 "親文훌리건 아닌 상냥·명랑 좌파 하고파"

나윤석 기자 2022. 1. 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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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서이자 좌파 에세이인 '슬기로운 좌파 생활'엔 인사(人事)와 관련한 흥미로운 뒷얘기가 많이 나온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 걸치고 나온 선홍색 패딩이 눈에 띈다고 하자 우석훈은 "좌파의 상징이 붉은색 아니냐"며 웃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는 대신 생활 속에서 좌파의 삶을 실천하는 게 우석훈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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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안 인터뷰

몰고 다니는 차도 빨간 모닝

좌파 숨김없이 드러내고 싶어

사회비평서이자 좌파 에세이인 ‘슬기로운 좌파 생활’엔 인사(人事)와 관련한 흥미로운 뒷얘기가 많이 나온다. 우석훈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로 고위 공직 제안을 숱하게 받았다고 한다. 집권 세력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도 여전히 진보 진영의 대표적 학자로 여겨지니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2016년엔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약단 부단장을 맡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소주를 한잔 하며 ‘경제 정책을 총괄해달라’고 부탁하더군요. 여러 이유를 들며 어렵겠다고 얘기했죠. 문 대통령과 누구보다 친했지만, ‘친문’ 행세를 하며 훌리건처럼 몰려다니고 싶지 않았어요.”

우석훈과 가까운 또 다른 거물급 인사인 정세균도 국회의장 시절 차관급 자리를 제안했으나 이 역시 거절했다. “모르는 척 정 전 의장이 하자는 대로 국회에 따라갔다면 아마 인생의 후반부는 ‘화려한 커리어’로 채워졌겠죠. 고민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냥 ‘어깨 싸움’하지 않고 좌파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고 생각했어요. 성역 없이 권력을 비판하되 유머를 잃지 않고 낭만과 여유를 누리면서….”

이날 인터뷰 자리에 걸치고 나온 선홍색 패딩이 눈에 띈다고 하자 우석훈은 “좌파의 상징이 붉은색 아니냐”며 웃었다. “몰고 다니는 차도 ‘빨간색 모닝’”이라는 그는 “뒤늦게 좌파 선언을 한 마당에 성향과 지향을 숨김없이 드러내려 한다”고 말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는 대신 생활 속에서 좌파의 삶을 실천하는 게 우석훈의 소망이다. “녹색당 당원으로서 녹색당 후보가 나오면 꼭 투표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정당 활동을 해야 훌륭한 좌파가 되는 건 아니니까요. 어차피 좌파는 소수자니 큰 그림을 그리지 않아요. 그저 ‘상냥하고 명랑한’ 좌파로서 한국 사회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작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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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서울 출생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파리 제10대학교 대학원 박사 △총리실·국무조정실 전문위원 △현 성결대 교수 △‘88만원 세대’ ‘촌놈들의 제국주의’ ‘팬데믹 제2국면’ 등 출간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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