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 (6)'침묵의 장기' 간에 귀 기울이자 [암(癌)]

2022. 1. 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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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간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장기들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로 변화시키는 대사 기능과 함께 하루 1ℓ 정도의 담즙을 배출해 소화 기능을 돕는다. 또한 몸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물질을 합성하고 저장해 필요한 곳에 분배함으로써 정상적인 신체기능을 유지하고, 몸속 유해물질을 처리하는 해독기능을 수행하는 등 핵심 장기다.

간암 조기 발견을 위해 고위험군 대상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하지만 간은 너무나도 과묵해 큰 탈이 나도 티를 내지 않아 종종 큰 문제를 키우기도 한다. 최기홍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교수(간담췌외과)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간암환자의 호소가 바로 “본인은 전혀 증상이 없는데 갑작스러운 암 진단을 믿지 못하겠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사실 간 기능의 70~80%를 상실해도 많은 이들이 별다른 자각 증상을 느끼지 못하며,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도 아무런 증상이 없거나 복부 불편감이나 만성피로감 등의 다른 경증질환으로 여기기 쉽다. 그래서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리기도 한다.

암은 조기에 발견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평소 간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최 교수는 “다른 암과 달리 간암은 발생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이 뚜렷하게 알려져 있다”면서 “이들 고위험군에 속하는 이들은 의사에 지시에 따른 정기검진과 치료를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암의 고위험군은 바이러스성 B형과 C형간염 및 알코올성 간질환 등에 의해 간경변증을 앓는 환자들이다. 이들 고위험군 중 40세 이상 대상자는 6개월마다 간 초음파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여타 다른 검사 과정이나 자각 증상이 생겨 간암 발병 사실을 알게 된 이들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 최 교수는 “검진 수검률을 더 확대하려면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들이 적극적인 정기적인 검진과 조기 진단에 따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9년 기준 간암 발생률은 국내 전체 암종 발생률 중 7위이고,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에서는 5위, 여성에서는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 교수는 “국내 간암 발생 추이를 보면 B형간염 및 C형간염에 의한 간암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비만 등의 대사성 질환과 연관된 비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간암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이들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는 예방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암의 수술적 치료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최 교수는 “기본적인 간 절제술은 간 기능이 양호하고 종양이 한쪽에 국한된 조기 간암환자에서 1차 치료로 시행하고 있다”며 “일부 진행성 간암환자에게서도 여타 치료보다 우수한 성적을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개복이 아닌 복강경과 로봇 수술기를 이용한 간 절제술 확대와 최신 영상진단 기술을 접목하면서 수술의 정교함과 환자 안전성은 더욱 향상되고 있다.

간암환자의 80%는 만성화된 중증 간질환을 동반한다. 간 기능이 떨어져 간 절제술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 유일한 치료법은 간 이식이다. 국내에서는 한해 평균 1400여명의 환자가 간 이식을 받고 있으며, 이중 간암환자의 비율은 40%로 알려져 있다. 간 이식은 간암과 동반한 간질환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생체 간 이식이라면 건강한 공여자가 필요하다.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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