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선진국 성장 전망 하향..빈국경제 '경착륙'(종합)

신기림 기자 2022. 1. 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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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공급난·구인난 지속하고 변이 속출"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은행이 미국, 유로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하며 가난한 국가들의 경제가 '경착륙'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불어난 부채에 소득불평등은 심해지고 새로운 변이들이 속출하며 세계 경제의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고 세계은행은 우려했다.

◇"오미크론 장기화하면 성장률 0.7%p 추가 하향"

세계은행은 11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성장률이 지난해 5.5%에서 올해 4.1%로 "현저하게" 떨어지고 내년에는 3.2%로 더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폭발적 수요가 사라지고 정부들도 팬데믹 초기 내놓았던 막대한 재정 및 통화 부양을 회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6월 전망보다 0.2%포인트(p) 낮아졌다. 오미크론 변이의 여파가 지속되면 성장은 더 둔화할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전망보고서를 원래보다 일주일 연기해 이달 25일 내놓는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경제는 2020년 위축했다가 2021년 강하게 반등하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지속됐고 공급망 정체와 구인난 문제도 계속됐으며 새로운 변이들이 나오면서 세계성장의 기세가 약해졌다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발도상국들은 낮은 백신접종률, 글로벌 거시정책, 부채 부담과 같은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들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특히 휴교 등으로 인해 빈곤,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에 더욱 힘들어졌다. 중하위 소득 국가들에서 살고 있는 10세 아동 중에서 기본적 글읽기가 되지 않는 비중은 53%에서 75%로 크게 늘었다고 맬패스 총재는 지적했다. 통계웹사이트 아워월드에 따르면 세계 인구 59%가 최소 1차례 백신을 접종했는데, 저소득 국가의 경우 그 비중은 8.9%에 불과하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의 급격한 확산에 대해 팬데믹으로 인한 차질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의료시스템에 과부하를 유발할 정도로 감염이 확산하면 세계성장률이 0.7%포인트(p) 더 내려갈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코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급격한 둔화가 두드러졌다"며 "정책지원도 물러나는 중이고 수많은 위험들이 우리 앞에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협곡처럼 벌어진 빈부격차

맬패스 총재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경제성장률 격차가 "협곡처럼 커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성장 격차가 사회 불안과 소요의 확대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개발도상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이 커졌다며 지속적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금융취약성은 높고 재정부양을 제공할 옵션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5%에서 올해 3.8%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2.3%로 더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이면 선진국의 투자와 생산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성장률은 기존보다 1.2%p 낮아진 5.6%로 전망됐다. 올해 3.7%, 내년 2.6%로 제시됐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성장률은 기존보다 1.2%p 하향된 1.7%로 전망됐지만 올해는 2.9%로 예상됐다. 중국 성장률은 지난해 8%로 예상됐는데 기존보다 0.5%p 낮춰졌다. 올해는 5.1%, 내년은 5.2%로 예상됐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성장률이 지난해 6.3%, 올해 4.6%, 내년 4.4%로 전망됐는데, 올해와 내년은 팬데믹 이전 추세보다 낮은 것이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팬데믹 이전보다 7.5%로 낮게 예상됐다. 여행수요 증발로 인해 타격을 받은 섬나라 국가들의 경우 팬데믹 이전보다 8.5%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 노동자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인플레이션은 선진국의 경우 2008년 이후 최고, 개발도상국의 경우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을 비롯한 경제 대국들이 예상보다 빠른 올봄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위험이 더해져 성장 전망에 더 큰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코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팬데믹으로 전세계에 쌓인 빚도 반세기만에 최고로 치솟았다고 그는 말했다. 채무 압박에 직면한 국가들의 경우 부채조정 작업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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