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닮은 평면, 아파텔의 인기 지속될까

2022. 1. 12. 09: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30세대 중심 청약열기 이어질 듯
'힐스테이트 더 운정' 파주 최고 경쟁률 경신

지난해는 가히 '아파텔의 해'라 할 만큼 일명 아파텔로 불리는 '전용 84㎡ 주거형 오피스텔'에 대한 청약열기가 뜨거웠다. 업계에서는 재작년 '6·17 대책' 발표 이후 규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길 잃은 수요자들이 주거형 오피스텔로 눈을 돌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중심상권이나 역세권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의 주거형 오피스텔은 방3개·욕실 2개 등 아파트와 다름없이 꾸며진 실내공간과 커뮤니티시설에다가 인근 편의시설까지 누릴 수 있어서 인기가 매우 높았다. 청약 규제가 없고 대출 규제도 덜해서 투자자들이 몰려 일천대 일 이상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도 속출했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작년 11월 경기도 과천시에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89실)은 평균 1,398대 1, 서울 신길동의 '신길 AK 푸르지오' 오피스텔(96실)은 평균 131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 경기 파주시 경의중앙선 운정역 인근에서 분양된 '힐스테이트 더 운정' 오피스텔(2669실)도 2만7027명이 몰려 파주시 최고 경쟁률(평균 10.1대 1)을 보였다. 대규모 오피스텔 분양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필드 빌리지를 품은 슬세권 단지이자 역세권 중심상권 입지에 들어서는 파주시 랜드마크 대단지라는 점 등이 높은 청약경쟁률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달 중순 분양을 시작한 힐스테이트 시흥대야역(150실)은 평균 712.5대 1의 높은 경쟁률 기록했다.

수도권 주거형 오피스텔의 지표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 분석 자료를 보면 2020년 7월 이후 전용 60㎡ 초과~85㎡ 이하 오피스텔의 매매가격지수는 지속 상승하고 있는 반면, 40㎡ 이하 소형 오피스텔은 정체 상태로 나타났다.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 추이 [자료 = 한국부동산원]
주거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아파트의 대체제에 불과하므로 거품이 사라질 것', '하락장이 시작되면 오피스텔부터 내려갈 것' 등의 우려가 있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수도권 주거형 오피스텔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지역의 아파트 공급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전년대비 약 35% 감소한 3만2012건인데 올해에는 이보다 1만2000여건이 더 감소한 2만여건에 불과하다. 2023년에도 2만2000여건 정도밖에 되지 않아 당분간 공급부족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3기 신도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입주가 이뤄지는 2026~2028년이 돼서야 공급부족 상태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주거형 오피스텔은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아파트와 견줘 손색이 없는 상품설계가 적용되는 데다 중심생활권 입지, 대형건설사 브랜드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작년 11월 85㎡ 이상의 오피스텔에 바닥 난방을 허용한 것도 인기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건축법상 주로 업무시설로 분류되던 오피스텔이 사실상 주거시설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울러 오피스텔은 법적으로 주택이 아니므로 청약 시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과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나 실거주의무가 없는 점, 올해부터 대출 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적용된다 하더라도 대출한도 자체가 높은 주거형 오피스텔이 대출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점, 임대사업자 신청을 통해 각종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점, 아파트보다 공시가가 낮아 종부세 부담이 덜하다는 점, 취득세 또한 4.6%로 정해져 있어서 다주택자에게 유리한 점(아파트는 2주택시 8%, 3주택시 12%) 등으로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상품이 다양화된 상황에서는 '아파트냐 오피스텔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입지와 상품을 보는 눈이 더 중요하다"며, "핵심 입지의 브랜드 대단지 주거형 오피스텔은 부동산 하락장에서도 가격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매경비즈 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