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어가 구조하고 싶다".. 뜬눈으로 밤새운 실종자 가족들 절규

이수민 기자 2022. 1. 1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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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기다려달라, 쉬고 계셔라 하는데 생사도 모르는데 어떻게 쉬어요? 애가 타 죽죠, 가슴이 끓어요."

12일 오전 7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 현장.

전날 밤까지 사고수습 지원을 위한 현장 천막에서 다른 실종자 가족들과 대기했지만 추가 붕괴위험으로 구조작업이 계속 늦어지자 발을 동동 굴렀다.

전날 현장을 찾았던 또 다른 실종자의 가족도 진전이 없는 수색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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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신호라도 보낼 수 있는 것 아니냐" 발동동
전날부터 현재까지 회의만 수차례..수색 재개는 '아직'
12일 오전 8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 현장 앞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취재진이 수사 재개 여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022.1.12/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조금만 기다려달라, 쉬고 계셔라 하는데 생사도 모르는데 어떻게 쉬어요? 애가 타 죽죠, 가슴이 끓어요…."

12일 오전 7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 현장. 한 여성이 경찰의 폴리스 라인 앞에서 눈물을 터뜨리며 절규했다.

전날 남편이 이곳에서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고 밤새 뜬눈으로 사고현장을 지켰다.

전날 밤까지 사고수습 지원을 위한 현장 천막에서 다른 실종자 가족들과 대기했지만 추가 붕괴위험으로 구조작업이 계속 늦어지자 발을 동동 굴렀다.

그는 "뜬눈으로 여기서 밤을 보냈다. 담당자라는 사람이 와 못 들어가는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는데 말도 잘 안 들리고 혼란스럽다"며 "기다려달라, 쉬고 계시면 수색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쉬고 어떻게 잠을 자겠냐. 생사를 모르는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만약 안에서 남편이 신호를 보내거나 소리를 질러도 가까이 못 가니 아무도 못 듣을 것 아니냐"며 "밧줄이라도 하나 넣어달라. 어떻게 아무것도 못하고 속수무책이냐"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은 소방설비 업무를 맡아 28층에서 근무한다고 했다. 현장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28층에는 2명의 설비사가 함께 일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는 "중학교 2학년인 딸애가 집에서 '엄마, 아빠 얼른 데려와'라고 연락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답답하다"며 "대체 전날부터 회의만 몇 번을 하는 것이냐. 차라리 내가 들어가 수색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전날 현장을 찾았던 또 다른 실종자의 가족도 진전이 없는 수색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연락이 안 되는 이모부를 찾으러 현장에 온 한 조카는 "(전날)낮 12시쯤 안부인사 겸 점심 잘 챙겨먹으라고 통화했었는데 재난문자 속 현장이 이모부가 일하는 곳인 것을 보고 황급하게 왔다"고 말했다.

그는 "수색 중단에 대해서 실종자 가족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너무 불만족스럽다.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노릇 아니냐"며 "시멘트가 굳지 않은 채 건물을 올리다가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명백한 부실공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2022.1.11/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앞서 전날인 11일 오후 3시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이던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졌다.

건물공사와 관련해 투입될 예정이었던 작업자 6명의 연락이 여전히 두절된 가운데 소방당국은 이들의 소재를 파악 중이다.

이들은 해당 건물 28~34층의 공사에 투입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낙하물에 의해 경상을 입은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공사 현장 컨테이너 1층 안에 갇힌 2명이 구조됐다. 또 1명은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 타워크레인 붕괴 우려가 있어 수색을 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와 소방당국은 오전 8시를 기해 시 주재의 상황대책회의를 실시하고 이후 현장 안전진단을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안전진단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안전담당, 공사 담당, 구조설계사, 구조기술사, 크레인 전문가 등 7~8명을 투입될 방침이다.

만일 안전진단에서 현장 투입이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실종자 수색작업이 재개될 예정이다.

한편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는 2019년 공사에 들어가 올해 11월 완공할 예정이었다. 지하 4층부터 지상 39층 8개 동에 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 등 847가구 규모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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