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 호랑이vs각성한 호랑이의 '임인년' 빅맨빅뱅

최민우 2022. 1.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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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로서 프로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승현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지만, 오늘은 더 열심히 했다. 서동철 감독님과 하윤기가 인터뷰한 기사를 찾아봤다. 승자의 여유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음에는 만회하고 싶었다. 저번에 나를 확실하게 알려주더라. 이번만큼은 선배로서 프로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같은 학교 후배라 더 마음이 가는 게 사실이다. 내가 실수한 게 너무 많은 걸 알려줬다. 경쟁상대다. 워낙 잘하고 있는 선수고, KT에서 대체 불가 자원으로 성장 중이다. 앞으로도 어떻게든, 변함없이 하윤기를 막겠다"며 설욕에 성공한 뒤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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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 이승현(왼쪽)과 수원 KT 하윤기. 제공|KBL
[스포츠서울 | 고양=최민우 기자] “선배로서 프로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고양 오리온 이승현(30)은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 자원이다. 대학 시절에도 이승현은 주목을 받았다. 고려대학교 출신 이승현은 ‘두목 호랑이’로 농구 팬들에게 익히 알려졌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를 누비기도 했다. 키 197㎝로 신장은 크지 않지만 리바운드 센스와 강력한 몸싸움 능력을 바탕으로 장신들이 즐비한 골밑에서 포식자로 자리 잡았다.

프로 데뷔 후 7시즌 째를 맡고 있는 이승현은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다. 바로 수원 KT에 입단한 고려대 출신 루키 하윤기다. 그는 203.5㎝의 큰 키에 타고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KT의 기둥을 맡았다. 높이 뛰어올라 상대의 골대에 덩크슛을 꽂아 넣거나,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걸 보면 신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사석에서는 안암골 선후배 관계로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지만, 고려대 출신 빅맨들은 코트 위에 섰을 때는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하윤기는 이승현과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했고, 선배는 후배의 플레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3라운드까지 맞대결에서 모두 하윤기가 판정승을 거뒀다. 3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하윤기는 “1,2라운드를 치르면서 이승현과 대결에 자신감이 생겼다. 미들슛이 너무 좋기 때문에 막으려고 했다. 힘도 좋아서 버겁다. 100%로 잘해야 한다”며 미소 지었다.
고양 오리온 이승현(오른쪽)과 수원 KT 하윤기. 제공|KBL
서동철 감독 역시 “하윤기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에게 밀리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발전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준 거다. 이승현이 하윤기와 매치업에서 버거워하는 게 보였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하윤기가 신장이 크다 보니, 1:1 상황에서도 득점을 내주지 않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당돌한 후배와 적장의 인터뷰를 전해 들은 이승현은 심기가 불편했다. 반드시 되갚아 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승현은 하윤기를 막아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지난 1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맞대결에서 이승현은 36분 08초동안 코트를 누비며 23득점 9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반면 하윤기는 14득점 5리바운드에 그쳤다.
고양 오리온 이승현. 제공|KBL
이승현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지만, 오늘은 더 열심히 했다. 서동철 감독님과 하윤기가 인터뷰한 기사를 찾아봤다. 승자의 여유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음에는 만회하고 싶었다. 저번에 나를 확실하게 알려주더라. 이번만큼은 선배로서 프로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같은 학교 후배라 더 마음이 가는 게 사실이다. 내가 실수한 게 너무 많은 걸 알려줬다. 경쟁상대다. 워낙 잘하고 있는 선수고, KT에서 대체 불가 자원으로 성장 중이다. 앞으로도 어떻게든, 변함없이 하윤기를 막겠다”며 설욕에 성공한 뒤 환하게 웃었다.

이승현은 현재 한국 농구 빅맨의 정점이다. 그리고 하윤기는 미래를 책임질 재목이다.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호랑이가 상징인 고려대 선후배의 맞대결을 지켜보는 것도 이번 시즌 큰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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